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시론] ‘대결 외교’ 막이 내린 후

지역뉴스 | | 2024-02-26 17:36:05

시론,정영현, 서울경제 성장기업부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대중에게 파급력이 큰 뉴스가 타전될 때 항상 따라붙는 표현이 있다. ‘극비리’와 ‘전격’이다. 이달 14일에도 두 수식어를 모두 앞세운 소식이 있었다. 극비리에 진행돼 전격 발표된 쿠바와의 수교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의 7·7선언을 기점으로 시작됐던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수교 여정이 마침내 끝난 것이다. 냉전 시절 사회주의권 맹주 소련과 1990년에, 북한 혈맹 중국과 1992년에 이미 국교 수립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쿠바와 공식적으로 손을 잡기까지 걸린 시간은 정말 길고 지난했다. 중남미를 담당했던 전·현직 외교관들은 만감이 교차한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데탕트, 탈냉전과 신냉전 시기를 거치는 내내 미완성 과제처럼 남아있던 남북 대결 외교는 이렇게 종언을 고했다.

하지만 외교가의 흥분과 달리 국민들의 반응은 극비리와 전격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뜨뜻미지근했다. 국민들은 오히려 비슷한 시점에서 터져 나온 아시안컵 축구 국가대표팀 내홍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소식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쿠바와의 수교를 ‘사회주의권 외교의 완결판’이라며 큰 치적으로 삼으려 했던 대통령실은 기대 이하의 여론에 적잖이 당황했는지 나흘이나 지난 18일 ‘한국·쿠바 수교에 따른 분야별 기대 효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추가로 냈다. 64년 지기 쿠바의 배신에 북한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식의 남북 대결 구도를 강조하기보다는 한국 기업의 새 진출 무대가 생겼다는 데 방점을 찍는 게 홍보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뒤늦게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결 외교의 의미가 국민들의 관점에서는 이미 흘러간 옛 노래가 됐는데 정부는 시대 흐름을 못 읽고 뒷북을 친 셈이다.

물론 국민들의 관심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남북 대결 외교가 가지는 의미를 저평가할 수는 없다. 쿠바 외교로 막을 내리기 전까지 수십 년 지속됐던 남북 대결 외교는 세계 곳곳에 크고 작은 비화를 남겼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남북 외교관들의 탈출 실화를 다룬 2021년 영화 ‘모가디슈’만 해도 결코 과장된 내용이 아니다. 또 매해 봄이 되면 당해를 기점으로 30년이 지난 외교문서가 봉인 해제되는데 그때마다 목숨을 걸고 소임을 다해야 했던 당시 외교관들의 고충이 소상히 전해진다. 그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물론 경제력도 높아졌음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미 북한과 경제력이 50배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 우리 외교의 초점이 단순히 남북 위상 대결 구도에만 머무른다면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제 다른 영역에 외교 역량을 더 많이 쏟아야 한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감을 잡은, 바로 그 경제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순방 때마다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있는 마당에 경제외교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매번 대기업 총수들과 동행하며 순방국의 정재계 인사를 만나게 해주고 있고 눈에 띄는 수출 성과도 내고 있는 점을 경제외교의 증거로 내놓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디테일 면에서도 현재 경제외교 방식이 우수하다고 자평할 수 있을까.

사실 대통령 순방 때 윤 대통령 최측근에 자리하는 총수들은 재계 서열 최상위권이다. 이들의 기업은 정부의 외교적 도움 없이도 자력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있다.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 총수가 전략적 요충지가 아닌 지역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게 비효율적인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의 외교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은 따로 있다. 해외시장에 도전하고 싶지만 모든 면에서 아직 부족한 게 많아 주저하고 있거나 이미 한두 차례 좌절을 겪은 중소기업과 벤처 스타트업이다. 이들에는 정부의 작은 지원도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수년 전 케냐에서 열린 양국 비즈니스포럼에서 만난 한국 스타트업 직원과 나눈 대화를 떠올려 본다. 경유까지 하면서 17시간 넘게 날아오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전혀요, 이런 기회가 있다면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훌륭한 외교관은 한 눈에는 망원경을, 다른 한 눈에는 현미경을 달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큰 그림은 물론 작은 기업의 미래까지 촘촘하게 챙기는 경제외교를 기대해본다.

<정영현 서울경제 성장기업부장>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코윈 애틀랜타, 청소년 약물 예방 및 정신건강 세미나 개최
코윈 애틀랜타, 청소년 약물 예방 및 정신건강 세미나 개최

의료·법률 전문가와 현직 경찰 수사관 참여청소년 약물 문제▪법적 책임, 현장경험 공유11월 7일 오후 2시, 둘루스 그레이홀 개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애틀랜타 지회(

조지아주, 중간선거 사전투표자 신기록
조지아주, 중간선거 사전투표자 신기록

29일 오후 2022년 투표 기록 넘어서30일까지 사전투표자 270만명 이상 조지아주가 사전 현장 투표 기간을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2022년 중간선거 당시의 사전 현장 투표 기록

오바마케어 보험료 2년 새 35% 급등
오바마케어 보험료 2년 새 35% 급등

내년 전국 평균 15% 인상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애리조나주 27.9%로 최고중산층·50~60대 부담 커져 오바마케어 건강보험료가 지난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하면서 가입자들

미국서도 전역증 재발급 받는다

29일부터 재외공관서 신청 가능일부 공관은 우편 수령도 가능 미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들이 전역증을 분실하거나 훼손했을 때 한국내 대리인을 통하지 않고 재외공관 에서 재발

미 대학가, AI 서비스 무료 제공 확산

프린스턴·코넬 등 아이비리그 합류 챗GPT·클로드 등 학생·교직원 등에“AI 활용 격차 해소·연구 효율성 높여” 과제 의존·학습 능력 약화 우려도  미 대학가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에

귀넷 경찰, '할로윈 데이' 아이 안전수칙 발표
귀넷 경찰, '할로윈 데이' 아이 안전수칙 발표

밝은 의상 착용, 손전등 등 광원 지참 꼬마 악마, 마녀, 좀비, 뱀파이어 분장을 한 아이들이 토요일 밤 귀넷 카운티 주택가를 누빌 예정인 가운데, 카운티 경찰이 학부모들에게 아이

애팔래치고 총격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확정
애팔래치고 총격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확정

조지아 대법원 상고 기각 조지아주 대법원이 애팔래치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콜트 그레이의 새로운 형량 선고를 위한 상고를 기각했다.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레이가 요청한 새로

애틀랜타 공항, 결항·지연 적은 '톱5' 우수 공항
애틀랜타 공항, 결항·지연 적은 '톱5' 우수 공항

취소율 1.24%, 심각한 지연 1.25% 애틀랜타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을 보유하고 있지만, 새로운 조사 결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공항 중 하나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컨

아기 차량 방치 숨지게 한 엄마에 '할로윈 참여'
아기 차량 방치 숨지게 한 엄마에 '할로윈 참여'

귀넷 법원 제한적 허용 귀넷 카운티 법원이 16개월 된 아들의 차량 안 방치 사망과 관련해 2급 살인 및 아동 학대 혐의로 기소된 어머니 데자 콜먼에게 거주 단지 내에서 할로윈을

한인부동산협회 골프대회로 기부금 모금
한인부동산협회 골프대회로 기부금 모금

수익금 연말 파티서 기부 예정 조지아한인부동산협회(GAKARA·회장 레이첼 김)는 지난 28일 오전 10시 스와니 베어스베스트 골프장에서 제5회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