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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두부’ 뒤엔…자유 외친 모범수 있었다

미주한인 | 사회 | 2024-01-28 09:38:09

‘눈물의 두부,자유 외친 모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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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형 한인 장기수 조기 석방 사연]

 ‘한인 이민사 비극’…30년만에 풀려난 앤드루 서

1 9세 때 친누나 사주로 누나 동거남 권총 살해

20년 넘게 사면 요청하며 성실히 수감 생활 보내

감형 프로그램 혜택 받아

26일 오전 일리노이주 교도소를 나와 한인 후원자가 건네준 두부를 먹는 앤드루 서씨의 모습. <연합>
26일 오전 일리노이주 교도소를 나와 한인 후원자가 건네준 두부를 먹는 앤드루 서씨의 모습. <연합>

 

1993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살인사건의 범인이자 희생양인 앤드루 서(50·한국명 서승모)씨가 징역 100년 형을 받고 수감된 지 약 30년 만에 모범수로 인정받아 조기 출소했다.

26일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서씨는 이날 오전 9시45분께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의 교도소를 나와 지지자들과 변호인의 마중을 받았다. 그는 오랜 시간 성원을 보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시카고 한인 교회 교인들이 ‘한국식’으로 준비해온 두부를 먹으며 출소를 축하했다. 트리뷴은 출소자에게 두부를 먹이는 한국의 관습에 대해 “지난 시간 있었던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깨끗이 씻는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트리뷴은 ‘30년 전, 남매가 공모해 저지른 악명높은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석방됐다’는 제하의 기사로 이 소식을 전하며 “성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한 모범수에게 감형 특혜를 주는 새로운 법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서씨를 변론해온 비영리단체 ‘일리노이 교도소 프로젝트’(IPP) 법률고문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는 “서씨가 지난 24일 조기 출소 가능성을 통보받고 무척 기뻐했다”며 “그는 제2의 인생을 살 준비가 충분히 됐다”고 전했다.

서씨는 작년 3월, 수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범수들에게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보안등급 낮은 교도소로 이감돼 조기 출소에 대한 기대를 키운 바 있다. 그는 서씨가 건강한 상태이며 조기 출소를 통해 남은 생을 자유로운 상태에서 아름답게 살아갈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서씨는 대학 2학년이던 1993년 9월25일, 시카고 가정집 차고에서 누나의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항소심에서 80년 형으로 감형됐다. 당시 검찰은 부모 없이 단둘이 살아가는 서씨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 보험금 25만 달러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19세이던 서씨가 누나의 사주를 받고 살인을 감행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서씨는 서울에서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두 살 때인 1976년 시카고로 이민했다. 그러나 이민 9년 만인 1985년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세탁소를 운영하며 남매를 키우던 어머니마저 1987년 강도에 살해된 후 다섯살 위인 누나에 의지해 살았다.

참담한 가족사 속에서도 유명 사립고교 로욜라 아카데미에서 학생회장을 지내고 풋볼 선수로 활약한 그는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 새로운 인생을 꿈꾸던 중 나락으로 떨어졌다. 누나 캐서린은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엄마가 남긴 재산을 오두베인이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며 살인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2010년 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에서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누나 캐서린이 80만 달러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진술했다. 서씨 어머니 사망 사건은 여태 미제로 남아 있다.

그간 서씨에 대한 사면 청원이 수차례 있었으나 그가 빛을 보기까지 20년 이상이 걸렸다. 2002년, 2017년, 2020년 제기된 주지사 특별 사면 청원은 거부됐고 2011년 변호인이 법원에 제기한 재심 또는 재선고 요청도 기각됐다. 작년 4월 J.B.프리츠커 주지사에게 전달된 사면 청원도 아직 계류 중이다.

한편 서씨의 누나 캐서린(54)은 당시 재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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