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체인 ‘라이트 에이드’ 챕터11 파산보호 신청
미국 3대 약국 체인 중 하나인 ‘라이트 에이드’가 과도한 부채와 실적 부진, 법적 소송 속에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17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라이트 에이드는 뉴저지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지난 15일 신청했다. 회사는 채권단과 채무조정 계획에 합의했으며 부채를 대폭 줄이기 위한 채무조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 에이드는 또 채무조정에 따른 유동성을 위해 자금 34억5,000만달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라이트 에이드는 실적이 부진한 매장 중 최대 500개를 폐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그린스, CVS와 함께 3대 약국 체인인 라이트 에이드는 연초 기준 17개 주에 2,1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라이트 에이드는 판매 부진과 부채 증가에 이어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대거 불법 처방했다는 이유로 수백 건의 연방·주 소송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라이트 에이드가 결국 전체 소송을 묶어 합의하는 조건으로 수억달러 보상금을 낼 수 있는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오피오이드 소송과 관련해 지난 수년간 퍼듀 파마, 엔도 인터내셔널, 말린 크로트 등 3개 제약사가 파산했으나 약국 체인이 파산을 한 것은 라이트에이드가 처음이다.
라이트 에이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60억1,000만달러에서 감소했고, 순손실은 3억670만달러(주당 5.5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1,020만달러(주당 2.03달러)에서 2배 이상 확대됐다.
라이트 에이드는 경쟁 약국 체인인 CVS와 월그린스와의 경쟁에서 밀렸을 뿐 아니라 아마존, 타겟, 월마트와 같은 소매 업체의 성장에도 타격을 받았다.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온라인 배송 활성화로 경쟁 업체들로 발길을 돌리면서 라이트 에이드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한편 CVS도 2021년 12월 발표한 3년간 900개 매장 폐쇄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월그린스도 지난 7월 미국 내 매장 150개 폐쇄 계획을 발표하는 등 3대 약국 체인 모두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