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거주 미망인 백정순씨
미 태생아들 병역기피자 취급에
탄원하자 법조항만 나열
국가유공자 남편 호국원 안장
11개월째 연기…안타까워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다 작년 세상을 떠난 베트남전 국가유공자 백두현씨의 미망인인 백정순씨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두 번째 탄원서를 제출했다.
1차 탄원서를 제출한 지 약 한달 만인 지난달 5일 한국 법무부와 병무청으로부터 회신을 받았으나 너무 피상적인 답변에 실망해서다.
백씨는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인 남편의 사후 한국 호국원에 안장하려 했으나 미국 태생인 37세 아들이 ‘선천적 복수국적’ 규정에 발목이 잡혀 11개월째 안장이 미뤄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백씨의 법률대리인인 전종준 변호사는 “이번 회신을 통해 대통령 탄원의 목적이 해결되기 보다는 오히려 정부 부처간의 혼선과 실수를 노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며 한국 법무부와 병무청에서 받은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병무청 회신은 국적이탈 미신고 37세 국가유공자 선천적 복수국적 아들은 병역의무가 있다 하며, 법조항만 나열하고 한국 방문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법무부 회신에서는 해외 출생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이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안하면 병역의무가 부과되는 현행 국적법에 대해 개별적 통지를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는 해외 거주 대상자의 주소지 파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행 국적법은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라는 것을 법무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란 게 전 변호사의 주장이다.
전 변호사는 “법무부와 병무청의 알맹이 없는 회신을 받은 뒤, ‘보충설명 요청건’을 각각 보냈다. 그러나 병무청은 현재까지 아무 답변이 없고, 법무부는 ‘업무 과중으로 추가 질의 답변을 못했으나 조속한 시일 내 회신하겠다’고 한 뒤, 며칠 뒤엔 ‘국민신문고 등에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하라’면서 답변을 아예 회피했다. 이런 연유로 2차 탄원서를 대통령에게 보내게 된 바, 합당한 법(Law)과 사실(Facts)에 입각한 개정법 대안을 찾아 국가유공자 부인 및 해외동포들의 눈물을 닦아 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한인 차세대를 위한 바람직한 개정안을 하루속히 마련해 한국의 세계화를 앞당겨야 한다.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