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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암으로 죽어가고 있어요" 생모 찾기 포기않는 입양한인

미주한인 | 사회 | 2023-09-28 10:01:24

생모 찾기 포기않는 입양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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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4월 24일 오후 5시께 대전역 대합실서 발견

"항암 치료하며 더욱 절절해진 그리움…가족 찾고 싶어"

 

김민수 씨 가족[김민수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민수 씨 가족[김민수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발견 당시 김민수 씨[김민수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발견 당시 김민수 씨[김민수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엄마를 만나면 꽉 안아주고 싶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알고 싶은데…이것조차 욕심이라면 살아계시는지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3년째 위암 투병 중인 노르웨이 입양 한인 김 토마스 리셍(46·한국명 김민수) 씨는 연합뉴스와 화상통화에서 "삶이 곧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평생 모르고 살았던 내 삶의 시작점이 그렇게 간절해지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42년 전 입양됐던 그는 1981년 4월 24일 오후 5시께 대전역 대합실 안에서 우는 채로 발견돼 대전 피얼스영아원(현재 늘사랑아동센터)에 맡겨졌다.

 

아동 신상 카드 등 기록상 그의 생년월일은 1977년 4월 25일이지만, 이마저도 확실치는 않다.

김씨 발견 당시 그의 옷가지 등에서 정확한 인적 사항이 적힌 쪽지나 편지는 따로 없었다.

영아원 관계자 등이 4∼5살로 보이는 남자아이라 입소 날짜에 맞춰 생년월일을 정하고 김민수라는 이름을 붙였을 가능성이 크다.

 

노르웨이 남부 도시 퇸스베르그와 플레케피오르에서 성장한 그는 이후 트롬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금융기관 취업을 거쳐 현재는 회계사로 일하고 있고, 2011년 페루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 후 오슬로에 정착했다.

슬하에 8살 아들을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그는 학창 시절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금발과 푸른 눈의 백인들 틈바구니에서 차별과 괴롭힘의 대상이었던 그에게 '아시아 입양인'이라는 꼬리표는 언제나 숨기기 급급한 흉터였다.

김씨가 어릴 때부터 '네 친부모는 널 버렸어'라는 말을 했던 양부모는 김씨 출생의 비밀과 한국을 살갑게 설명한 적이 없다.

 

김씨는 "두살 아래 남동생도 한인 입양인인데 우린 항상 학교에서 '황인'(Yellow), '원숭이', '중국인'이라는 놀림을 받았다"며 "나는 축구에 소질을 보이면서 처음으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고 그때부턴 내가 누군지 고민하기보다는 계속 축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잊어버렸다고만 생각했던 입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성인이 되고부터 본격적인 갈증으로 찾아왔다.

본인과 똑 닮은 아들이 커나가는 모습을 보며 가족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것 또한 가슴 한쪽에 멍에로 남았다.

더 늦기 전에 친부모를 찾아야 한다고 마음먹었지만, 불현듯 2021년 6월 암 진단을 받게 됐다.

그는 최근까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모으고 있다.

 

노르웨이 현지에서 유전자 검사를 앞둔 그는 오슬로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DNA 샘플을 경찰청 실종아동 데이터에 등록하고 내년에는 직접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고 나서야 부모가 본인을 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다른 입양인들의 사연은 그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양부모님은 내가 '1979년생이고 서울역에서 버려졌다'고 말했지만, 직접 조사해보니 나는 1977년생에 대전역에서 발견됐다"며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어쩌면 친부모님이 날 버린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부모님이 절 버린 게 사실이라고 해도 원망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부모님은 어떻게 살았는지, 저는 어떤 아이였는지, 형제자매는 있는지, 궁금한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고 항암치료와 가족 찾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한 그는 작은 단서도 소중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씨는 "제가 대전역에서 발견될 당시 제 옆에 보따리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보따리도 저와 함께 노르웨이로 왔다는 기록은 찾을 수가 없었다"며 "42년 전 보따리의 행방을 쫓는 게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 가서 찾아보려고 한다. 암 치료도 가족 찾기도 모두 기적이 벌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학창 시절 김민수 씨[김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학창 시절 김민수 씨[김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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