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척수 들어가 엄청난 염증"
동남아 떠돌던 광동주혈선충증 발병사례 증가
덜 씻은 농작물 등 매개로 인간 감염 증가한 듯
남동부 지역에서 기생충에 오염된 농작물을 매개로 '광동주혈선충증'이 확산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5일 보도했다.
동남아시아 일대와 태평양 섬들에서 주로 발견되던 광동주혈선충(Angiostrongylus cantonensis)이 발견되는 사례가 조지아와 앨라배마, 플로리다, 텍사스, 루이지애나등지에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선충류에 속하는 기생충인 광동주혈선충의 알은 들쥐의 뱃속에서 부화한 뒤 대변에 섞여 체외로 배출되면 달팽이나 민달팽이의 몸으로 옮겨가 성장을 이어간다.
그렇게 3기까지 큰 유충은 감염된 달팽이를 잡아먹은 들쥐의 폐혈관으로 가서 성충이 되고 알을 낳는 방식으로 번식 사이클을 이어간다.
문제는 달팽이의 몸에 있던 광동주혈선충의 유충이 들쥐에게만 옮겨지는 게 아니란 점이다. 달팽이가 흘린 유충에 오염된 농작물이나 감염된 식용 달팽이 등을 먹은 인간도 광동주혈선충증에 시달릴 수 있다.
조지아대학 수의과대학 병리학과의 니콜 고트뎅커 교수는 "감염 단계의 기생충은 뜻하지 않게 인간에 의해 섭취되면 뇌나 척수로 이동해 엄청난 염증을 일으켜 메스꺼움, 구토, 경부강직, 두통, 사지 저림 등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물게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통상 2∼8주간 이어지며 어린이에게서는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고트뎅커 교수는 경고했다.
고트뎅커 교수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동물연구시설 부지에서 죽은 채 발견된 야생 시궁쥐 33마리의 사체를 조사한 결과 7마리에서 선충 감염 흔적이 나왔고, 이 중 4마리는 광동주혈선충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건 조지아주에선 첫 사례다. 우리 분석에 따르면 최소 2019년부터는 애틀랜타에 이 기생충(광동주혈선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동주혈선충은 반려동물이나 조류, 여타 야생동물에도 감염될 수 있다.
고트뎅커 교수는 "야채를 철저히 씻고 달팽이나 게, 민물새우, 개구리 다리 등을 날 것이나 덜 익은 채 먹어선 안 된다"면서 "달팽이와 민달팽이를 취급할 때는 꼭 장갑을 끼고 언제나 야채와 손을 씻어서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