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평균 2,306달러 내야…2년전 비해 900달러 올라
고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하우스 오너들의 월 모기지 부담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 장기화로 페이먼트가 더 커지고 향후 부동산 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모기지 정보 분석업체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를 활용해 주택을 구입한 하우스 오너의 월 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2,30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블랙나이트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2년 전과 비교해도 871달러가 오르면서 단기간에 매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모기지를 활용해 집을 사는 것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하우스 오너의 모기지 부담액이 커진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국책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번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7.18%를 기록 중이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 8월 17일 7.09%를 기록한 이후 5주 연속 7%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초 시작된 연준의 긴축으로 2022년 급등한 모기지 이자율은 작년 11월 고점을 찍고 올해 2월 6%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상향 조정돼면서 최근에는 조금씩 고점을 올려가는 추세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그만큼 집주인들의 이자 상환액이 커지면서 매월 페이먼트가 커진 것이다.
모기지 페이먼트가 늘어나면서 가계 전체 소득에서 주거비 비중도 증가했다.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월간 모기지 페이먼트는 7월 기준 중위 가계 소득의 36.5%를 차지했다. 매달 가계가 버는 돈의 해당 비중 만큼을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환으로 지불한다는 의미다. 이는 2년전 해당 비율이 24.3%였음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크게 증가한 것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계속 오르는 것은 시장 금리의 상승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의 장기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작년 고점인 4.3%를 넘기면서 고공행진 중이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으면서 연준기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전날인 13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3.7%로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을 봐도 알수 있다.
모기지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의 부동산을 전액 현금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금융 비용 증가는 자연스럽게 거래량 감소·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 정보업체 알토스 리서치 조사에서 지난주 주택 신규 계약은 5만4,000건 수준으로 전주 대비 약 1만건 줄었다. 아직은 주택 공급 부족 탓에 고가의 추격 매수가 이뤄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거래량이 더 줄면서 주택 가격이 안정화되고 이후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연준이 향후 금리를 더 올리거나 장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주택 시장이 조정될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특히 이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현재 수준의 높은 금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가져갈지가 큰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HSH닷컴의 케이스 검빙거 부사장은 “이번주 19~20일 열리는 FOMC에서 중요한 것은 미래 통화 정책 경로에 대한 연준의 의견”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떻게 말하는지에 주택 시장이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