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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피하던 3대 일가족 4명 끝내 시신으로

미국뉴스 | 사건/사고 | 2023-08-17 08:34:01

하와이 산불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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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반려견 덮은 채 숨진 60대남…하와이 참사의 안타까운 사연들

 

하와이 산불 희생자로 알려진 프랭클린 트레조스와 그의 반려견[섀넌 웨버-보가르(Shannon Weber-Bogar)/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와이 산불 희생자로 알려진 프랭클린 트레조스와 그의 반려견[섀넌 웨버-보가르(Shannon Weber-Bogar)/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숨진 희생자가 100명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하나둘씩 공개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하와이 당국은 15일까지 파악한 사망자 106명 가운데 신원 확인 후 가족에게 통보한 2명에 대해서만 이름과 나이를 공개했다.

이에 더해 자체적으로 시신이나 유해를 발견한 가족·친지들이 언론 인터뷰에서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들에 대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CNN 방송과 지역 매체 하와이뉴스 나우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숨진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의 유해는 지난 10일 집 근처에 있는 불에 탄 차 안에서 발견됐다.

이들의 가족은 성명에서 "우리 가족을 대표해 사랑하는 부모님인 파소-말루이 포누아 톤과 사랑하는 여동생 살로테 타카푸아, 그녀의 아들 토니 타카푸아에게 '알로하'(하와이어로 '안녕')를 보낸다"며 "슬픔의 크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그들에 대한 기억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NBC 방송은 사랑하는 반려견을 구하려다 숨진 프랭클린 트레조스(68)의 사연도 전했다.

화재 당시 라하이나 밖에 거주하는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나왔다가 생존한 주민 섀넌 웨버-보가르는 친구인 트레조스가 라하이나의 집에 있다가 결국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숨졌다고 말했다.

트레조스는 30년 전 웨버-보가르의 남편과 함께 일하다가 이들 부부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됐는데, 특히 이들의 골든리트리버종 반려견 '샘'을 무척 사랑했다고 웨버-보가르는 전했다.

그의 전언에 따르면 화재 당시 트레조스와 웨버-보가르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탈출을 시도했으나,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웨버-보가르는 차 창문을 깨고 나와 가까스로 몸을 피하면서 불길에 화상을 입었다.

웨버-보가르는 나중에 트레조스를 찾으러 현장에 돌아와 차 안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함께 숨진 반려견을 몸으로 덮고 있었다.

웨버-보가르는 "프랭크보다 샘의 유해가 더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다"며 트레조스가 개를 보호하려다 숨진 것으로 추측했다.

웨버-보가르는 자신의 두 자녀가 트레조스를 '프랭크 삼촌'이라고 부르며 자랄 정도로 가족 같은 사이였다며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우이섬에서 36년간 거주하다 이번에 숨진 여성 캐럴 하틀리(60)의 사연도 그의 언니인 도나 가드너 하틀리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전해졌다.

이 글에 따르면 캐럴 하틀리와 함께 살던 남자친구는 화염을 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왔지만, 검은 연기가 뒤덮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면서 서로 헤어졌다. 남자친구는 "뛰어, 뛰어, 뛰어. 캐럴!"이라고 외쳤지만, 더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남자친구는 다음날부터 지인들과 함께 수색 그룹을 조직해 하틀리를 찾아다니다 결국 지난 주말 이들의 집터에서 하틀리의 유해를 발견했다.

도나 가드너 하틀리는 "동생의 생일은 8월 28일이었고, 곧 61세가 될 예정이었다"며 "동생은 최근까지도 한 살만 더 먹으면 일에서 은퇴할 거라고 계속 말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하틀리는 앨라배마주 그랜드베이에 있는 자택에서 캐럴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동생은 항상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고 다른 사람들을 도왔다"며 "늘 밝은 성격과 미소, 모험심을 가진 그녀를 모든 사람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이 신원을 공개한 희생자 중 한 명인 버디 잔톡(79)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 크고 가족을 사랑한 할아버지였다고 그의 손녀가 전했다.

그의 손녀 케샤 알라카이는 지역 방송 KITV 인터뷰에서 잔톡이 기타와 드럼을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한때는 유명 록밴드 산타나와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알라카이는 할아버지에 대해 "연세가 많으셨지만, 우리 가족이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빼앗기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슬퍼했다.

잔톡은 라하이나에 있는 노인주택 단지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 살다가 이번에 화를 당했다고 알라카이는 전했다.

잔톡의 조카 카웨히 파이오는 "삼촌은 30년 이상 마우이섬과 전 세계를 다니며 음악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며 "미소가 돋보이는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연합뉴스>

하와이 산불 희생자로 알려진 캐럴 하틀리[도나 하틀리(Donna Hartley)/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와이 산불 희생자로 알려진 캐럴 하틀리[도나 하틀리(Donna Hartley)/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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