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3%~3.5%까지 연내 추가 금리인상도 없을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내년 1분기에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늦어도 2분기에는 실시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팀은 이날 내놓은 고객 노트에서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내년 6월로 제시했다. 이후 분기별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하면서 3.0~3.25% 수준이 되면 인하가 마무리된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와 데이비드 메리클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워지면 기준금리를 제약적인 영역에서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면서도 “다만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 정상화가 시급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유지할 리스크도 상당하다고 본다”고 신중한 의견을 덧붙였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는 쪽이다. 이에 골드만삭스의 예측대로 추산하면 현재 5.25~5.5%인 기준금리는 내년 말 4.5~4.75% 범위에 도달한다. 이는 6월 점도표에서 연준이 제시한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 4.6%에 부합한다.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나 골드만삭스보다 더 빠른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연준의 피벗 시점을 내년 3월로 보고 있다. 아울러 내년 기준금리 인하 폭은 총 1.25%포인트로 내년 말이면 기준금리가 4.0~4.25%까지 내려갈 것으로 관측했다. 골드만삭스보다 0.5%포인트 더 낮다. 이는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빠른 속도로 둔화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다만 물가가 안정되고 내년 상반기에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클레이스 전략가팀은 내년에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객들에게 2년 만기 국채를 팔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미 노동부가 지난주에 내놓은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7%로 전월(4.8%)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2%를 2배 넘게 웃돈다.
특히 기준금리가 내년부터 하락한다고 해도 시중금리는 계속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기관 핌코의 공동 설립자로 2019년 은퇴한 빌 그로스는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10년물 미 국채의 적정 금리는 4.5%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4.154%로 그로스의 시각으로는 여전히 수익률이 더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모기지금리나 학자금 등 주요 금융상품의 기준이 된다. 그는 “역사적으로 10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1.35%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며 “기준금리가 3% 수준까지 내려가더라도 지금 10년물 금리는 너무 낮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