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 수요 10년만 최저 올라간 이자율 부담탓
금융기관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비지니스 오너들이 점점 몸을 사리고 있다. 이자 비용이 부담스러워 사업 확장 기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기 둔화가 현실화하면 직원 구조조정까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대출 수요가 감소한다는 측면에서 한인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의 수익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19일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에 따르면 6월 기준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약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해당 조사는 은행 기업 대출(C&I)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진행된다. 조사에서는 연간 매출액이 5,000만달러 이하인 소기업과 해당 금액 이상인 대기업 모두 대출 수요가 급감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기업 대출 수요가 이와 같이 줄어드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는 시그널로 시장에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 수요가 급감한 것은 경기 둔화 우려도 있지만 이자 비용 증가 탓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전미자영업자연맹(NFIB)에 따르면 스몰비지니스 오너들의 단기 대출 이자율은 지난 6월 기준 평균 9.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7.8%) 대비 1.4% 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한 달 만의 상승폭은 2006년 12월 이후 가장 큰 단기 이자율 증가로 이어졌다. 비지니스 오너 입장에서는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 갚아야 할 돈이 과거보다 늘어 사업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인 금융권에서도 스몰 비지니스 대출 수요 감소는 감지되는 상황이다. 서부 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 은행들의 중소기업청(SBA) 대출 실적은 2023년 회계연도 3분기 누적(2022년 10월~2023년 6월) 기준 7억4,670만달러로 전년 동기(9억2,963만달러) 대비 19.7% 감소했다. 한인 은행 SBA 대출은 자영업을 하는 한인 비지니스 오너들이 주로 자금을 융통하는 창구인 만큼 전체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수요 감소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이 막힌 자금 흐름이 실질적인 폐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유가 있는 비지니스 오너들은 버티면서 경기가 개선되길 기다릴 수 있지만 매출 감소로 대출이 절실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사업을 접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특히 연준이 오는 7월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대출 금리 이자율도 더 올라가고 이는 스몰 비지니스 오너들의 숨통을 끊는 조치가 될 수 있다.
비지니스 오너들의 대출 수요 감소는 은행권 입장에서도 고민해야 하는 사안이다. 지금 당장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깐깐하게 대출 심사를 하면서 안전 마진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중기적으로 봤을 때는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은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자산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려면 자금 융통을 늘려야 하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부실 대출을 관리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담보되는 대출은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