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은 늘고 수비는 줄어
최근 밀워키 메트로폴리탄 하수처리장에서 상당량의 우유가 버려지는 영상이 SNS에 올라오면서 충격을 줬다. 하수처리장 대변인은 우유 폐기를 인정했지만 폐기된 우유 규모에 대해선 함구했다. 여기 뿐만 아니다. 위스콘신주의 낙농전문 매체인 밀크위드에 따르면 주에서 과잉 생산된 우유는 하루 50트레일러분으로 1트레일러에 운반할 수 있는 우유의 양은 6,000~7,000갤론에 달한다.
미국인들에게 신선한 우유를 공급하는 낙농업계가 우유를 폐기하는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유 소비 수요에 비해 생산 공급량이 많은 데다 유제품 가공업체들에서 우유 처리도 지체되면서 우유를 저장할 마땅한 장소마저 부족하다 보니 하수구에 우유를 버리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중서부를 중심으로 낙농업계가 우유 공급 생산으로 소비하지 못한 우유를 버리는 실정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낙농 농가들이 우유를 대량으로 폐기한 사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경제 셧다운이 실시되면서 학교와 식당 등 대형 소비처의 폐쇄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져져 나타난 특수한 경우였다.
중서부 우유 산지에서 원유 폐기는 생산 공급이 너무 많아서 발생한 일이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우유 생산량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서 4번째로 큰 우유 생산지인 텍사스의 경우 지난해 젖소 2만8,000두가 늘어나면서 우유 생산량도 크게 증가해 2021년에 비해 15%나 상승했다.
우유 생산량에 비해 소비는 감소했다. 개인적인 우유 소비가 줄어든 데다 우유를 가공 처리하는 가공업체들의 생산 규모 역시 제자리 걸음이다. 위스콘신주에서 생산되는 우유의 90%는 치즈로 가공되고 있지만 가공업체의 생산량은 포화 상태에 있어 더 이상 우유를 처리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인력난까지 겹쳐 우유 과잉 공급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우유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치즈 제조에 사용되는 벤치마크 클래스 III 우유의 선물 가격은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