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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부터 학자금 대출까지…우편향 가속 대법원

미국뉴스 | 사회 | 2023-07-01 23:07:54

낙태부터 학자금 대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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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판결마다 보수 드라이브…바이든 반대에도 대법원 개혁 목소리

NYT “일부 판결 유연한 흐름도…투표권·이민 진보 의제 승리”

 대법원 앞 낙태권 판결 반대 시위 [로이터=사진제공]
 대법원 앞 낙태권 판결 반대 시위 [로이터=사진제공]

지난해 낙태권 폐지 판결로 미국 전역에 첨예한 파문을 던진 미국 대법원이 보수적 판결을 잇달아 내놓으며 또다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1일 뉴욕타임스(NYT)는 "대법원이 이번주 보수적인 판결을 무더기로 내놓으며 익숙한 형태로 회기를 끝마쳤다"며 "지난해 낙태권 폐지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판결 역시 법원이 시민권을 축소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에 좌절을 안기는 보수적 의제를 여전히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6대3의 현재 보수 우위 구조로 재편된 대법원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학자금 대출 탕감에 '권한 없음' 판단을 내리며 보수 드라이브의 정점을 찍은 게 사실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즉각 "대법원이 헌법을 잘못 해석했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새로운 구제안을 발표하고 나섰지만, 이미 이번 판결로 제약이 상당한 만큼 이전과 같은 즉각적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은 이보다 하루 앞서서는 흑인 및 히스패닉계 등을 대학 입학에서 배려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에도 위헌 결정을 내려 원성을 산 바 있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 커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서도 헌법적 권리를 인정, 성소수자 인권에 심대한 제약을 가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 미친 영향이 미국인의 삶에서 매일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민감한 사안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보수 대법원의 정치성을 지목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낙태권 폐기 판결 이후 들끓었던 대법원 개혁 목소리가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은 대법원 개혁과 관련해 "건강하지 않은 길이고 돌아가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지만, 당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는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당장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이번 판결에 앞서 MSNBC에 출연, "대법관에게도 임기가 필요하다"며 한 번 인준을 통과하면 주기적 선출이나 윤리 심사 없이 종신직을 유지하는 대법관제도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대법관 확대에 대해서도 "링컨 대통령 시절 대법관을 9명으로 늘린 지 150년이 지났다"며 "이 문제는 집회에서 외치는 사안이 아니라 토론돼야 할 주제"라고 덧붙였다.

이미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이번 판결을 놓고 대법원의 정치 편향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무소속으로 상원에서 민주당과 코커스를 함께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의원은 "보수 대법관들이 공공 정책을 집행하고 싶다면 그들은 대법원을 그만두고 공직에 출마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도 "판사의 탈을 쓴 6명의 보수 정치인이 국가에 자신들의 정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이번 판결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흑인 및 라틴계, 중산층 등 전통적 취약 지지층을 한층 등 돌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지낸 마이클 스틸은 관련해 "흑인들에게 사실상 기회를 빼앗은 판결 이후 공화당이 흑인 커뮤니티에 다가가는 것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법원 자체가 보수 우위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일부 사안에 있어서는 유연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단지 이념의 이분법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NYT는 "최근 1년 동안 대법원은 다소 복잡한 양상을 드러낸다"면서 "로버트 대법원장의 전략적 표결로 일부 진보 진영의 승리도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법원은 일련의 보수적 판결을 쏟아내기 직전 루이지애나주의 선거구 확정과 관련, 흑인 인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획정 방식에 제동을 건 바 있다.

NYT 분석 결과 이번 회기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이 엇갈린 사안의 86%에서 다수 의견에 섰는데, 이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반면 보수성향이 가장 짙은 것으로 평가받는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다수 의견에 포함된 경우는 55%에 불과, 60%대인 진보 성향 대법관들보다도 밑이었다.

로버츠 대법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3명의 대법관(캐버노·닐 고서치·에이미 코니 배럿) 중 한 명 이상과 연대를 통해 대법원의 진보 대법관들이 투표권을 포함해 이민 등 주요 판결에 있어 유의미한 승리를 이끌어냈다고 NYT는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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