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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만 3억9,300만정… 미국 전체 인구보다 많아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3-01-25 09:54:18

총기, 미국 전체 인구보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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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차별 총기사건에도 총기 규제 왜 안되나

민주당 입법하면 공화당 반대 번번이‘사장’

올해 총기난사 역대 최다 700건 돌파 전망

NRA·총기제조 업체 등 강력한 저지 로비

 미국에서 여전히 총기 소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는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있다. 50개 주마다 들쑥날쑥 규제로 여전히 총기를 소유하기는 쉽다. 플로리다 주의 한 총포상에서 여성이 반자동 소총을 들여다보고 있다. [로이터]
 미국에서 여전히 총기 소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는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있다. 50개 주마다 들쑥날쑥 규제로 여전히 총기를 소유하기는 쉽다. 플로리다 주의 한 총포상에서 여성이 반자동 소총을 들여다보고 있다. [로이터]

“전쟁없는 평화로운 나라에서 전쟁 중인 나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있다.” CNN 등 언론들은 새해 들어서도 21일 몬트레이팍 댄스교습소, 23일 북가주 해프문 베이 등에서 무차별 총기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보다 미국에서 더 많은 시민들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잇따른 총기난사 비극 속에 다시 정치권에서 총기 규제의 목소리는 높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규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총기규제가 왜 안되는지 점검한다.

비영리 단체 ‘총기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새해 들어 무려 38번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총기폭력 아카이브는 총격범 제외 사상자가 4명 이상일 때 총기난사로 정의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로 간다면 올해 총기난사 사건이 역대 최대였던 2021년의 690건을 넘어 700건을 돌파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에는 647건의 총기난사가 발생했었다.

 

■올해 법안 통과도 난망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더 이상 어린이들과 여성들까지 총기 난사의 희생자로 만들면 안된다”며 “연방의회가 의미있는 총기 규제 법안을 조속히 입법해야하고 공화당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23일 플로리다주 연설에서 “무분별한 총기 폭력으로 공동체가 갈기갈기 찢기고 있다”며 “이런 폭력은 멈춰야만 한다”고 말했다.

연방의회 민주당은 올해 회기에서 총기 소유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올리고 신원조회를 강화하고 반자동 소총의 판매를 제한하는 등 강력한 총기규제 법안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망은 쉽지 않다. 우선 연방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상원 의사 규정상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선 최소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공화당 의원 최소 8~9명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매체 더힐은 “공격 무기와 고용량 탄창 금지 같은 전면적인 총기 개혁은 현재 환경에서,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서조차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무기 소유·휴대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도 또 다른 걸림돌이다. 총기 로비단체가 총기 개혁을 반대하는 논리가 바로 이 조항이다.

전문가들은 총기 관련 제도를 고치려면 ▲민주·공화 양당으로 분열된 연방의회 권력 ▲땜질 방식의 정책 처방 ▲전미총기협회와 총기제조 업체들의 로비 ▲국민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총기 문화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총격 24세 사망원인 1위

오랜 기간 이 같은 저항에 부딪혀 규제 정책이 표류하면서 총기 폭력으로 인한 문제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미국소아과학회가 지난해 12월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24세 이하 미국인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총기 관련 부상으로 분석됐다.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비영리단체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에 따르면 2015∼2020년 미국에서 18세 이하 어린이들로 인한 오발 등 의도하지 않은 총격 사고가 최소 2,070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765명이 숨지고 1,366명이 다쳤다.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은 1990∼2020년 총기 때문에 숨진 이가 총 110만명 이상이라고 집계한 바 있다.

스위스의 국제 무기조사 기관 ‘스몰 암스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에는 개인이 소유한 총기가 약 3억9,300만정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인 100명당 120정 꼴로, 사람보다 총기 숫자가 더 많은 셈이다.

 

■45% 총기소유 가정 거주

이러다 보니 주변에서 총을 접하는 것도 어렵지가 않다. 작년 10월 갤럽 설문조사를 보면 미국 성인의 약 45%가 총기를 소유한 가정에 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등 일부 주에서 개별적으로 총기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진정한 총기 규제가 이뤄지려면 50개주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연방 총기규제법이 반드시 입법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릿저널 등 언론들은 총기 규제가 느슨한 주에서 여전히 자동소총 등 대량 살상무기를 너무나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도된 한 사례를 보면 뉴욕주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친척을 통해 상대적으로 총기규제가 느슨한 플로리다 주에서 자동 소총을 구입할 수 있었다. 플로리다 주민인 친척이 신분조회를 받은 후 총기를 대신 구입해 준 것이다.

 

■각국 성공사례 참고해야

웹사이트에서는 수백달러 수수료를 내면 총기 규제가 느슨한 주에서 총기를 대리 구입해주는 사이트까지 있다. 마음 먹는다면 반자동 권총이나 소총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는 것이다.

CNN 등 언론들은 미국이 강력한 입법으로 총기 사망자를 줄인 각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영국은 1996년 이후 총기 개인 소지를 금지, 관련 사망자가 향후 10년간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호주는 최악의 총격사건 발생 후 2주도 지나지 않아 속사총기와 산탄총을 금지하고 총기면허 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단행, 총기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였다. 남아공과 뉴질랜드도 강력한 규제 입법을 도입한 바 있다.

CNN은 “우리만 혼자다. 미국의 총기 문화는 세계적으로 특이하다”며 “현재로서는 치명적인 폭력의 악순환이 당분간 지속될 운명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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