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2022년 주류 교계
교계에 큰 도전이었던 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됐다. 하지만 예배당에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자리가 많이 보였던 한 해다. 교회 운영에 따른 어려움과 개인적으로 사정으로 목회 사역 중단을 고려하는 목사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다는 조사 결과 교계의 해결 과제로 남았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기관 바나그룹이 올해 교계 주요 뉴스를 정리했다.
▲ 목사 42% 목회 중단 진지하게 고려
2021년 조사에서 상당수의 개신교 목사가 ‘풀타임’ 목회 사역 중단을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해 초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목사 5명 중 2명(42%)이 목회 사역 중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음을 털어놓았다. 목회 사역 중단 고려 이유는 다양했는데 목회에 대한 극도의 스트레스를 이유로 든 목사가 56%로 가장 많았다. ‘고독감과 격리감’ 때문이라는 목사는 43%, 교인 간 정치적 분열 양상을 이유로 든 목사는 38%였다. 이 밖에도 교회 쇠퇴, 직업에 대한 불만족감, 교인에 존경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등의 요인으로 목사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밀레니얼 예배 출석률 높아져
젊은 층 교인의 교회 출석률 동향은 교회에 매우 중요하다. 젊은 교인의 출석률이 교회의 성장과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올해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교인의 출석률에 큰 변화가 있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밀레니엄 세대의 주일 예배 출석률은 17%로 베이비 붐 세대(21%)보다 낮았다. 여러 조사에서 밀레니엄 세대에서 무교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일 예배 출석률은 올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조사에서 밀레니엄 세대의 주일 예배 출석률은 39%로 X 세대(31%)와 베이비 붐 세대(25%)를 제쳤다.
▲ 제자 훈련 참여 교인 적어
기독교 믿음을 받아들인 교인을 예수 그리스도의 성숙한 제자로 자라나도록 양육하는 훈련을 제자 훈련이라고 한다. 제자 훈련은 1960년대에 한국에 소개된 뒤 현재 많은 교회에서 채택하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교인 육성 프로그램이다. 미국 교계에서는 제자 훈련이 시행된 지 이미 오래됐지만 교인 5명 중 2명은 (교사 자격으로) 제자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격이 안 되는 것 같아서(37%), 요청받은 적이 없어서(24%),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22%), 부정적인 경험 때문에(3%) 등이 제자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거론됐다.
▲ ‘자녀 영성 개발’에 대한 부모 관심 높아
기독교인 여부를 떠나 많은 부모가 자녀의 올바른 영성 형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5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자녀의 영성 개발에 대한 관심도 조사에서 전체 부모 중 73%가 자녀의 영성 개발에 관심을 보였고 이 중 37%는 매우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기독교 신앙을 지닌 부모 중 자녀의 영성 개발이 중요하다고 답한 부모는 42%였고 비기독교인 부모의 경우 27%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기독교인 부모 중에서도 신앙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교회 예배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이른바 ‘실천 기독교인’ 부모의 경우 절반이 넘는 51%가 자녀 영성 개발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 예수에 대한 10대 시각 긍정적
한국 포함, 전 세계 26개국 13세~17세 청소년 2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예수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설문 조사가 있었다. 세계 10대 청소년이 예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예수를 어떤 인물로 믿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49% 청소년이 ‘사랑을 주는 분’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어 ‘희망을 제시한다’(46%), ‘배려한다’(43%), ‘믿을 수 있다’(38%), ‘관대하다’(37%), ‘오늘날 세계에 진정한 변화를 만든다’(23%)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뒤를 이었다. 부정적인 시각은 소수에 그쳤다. ‘사회적 이슈에 무관심하다’(8%), ‘비판적이다’(7%), ‘무관하다’(6%), ‘위선적이다’(4%) 등으로 예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청소년은 소수에 불과했다.
▲ 십일조 실천 교인 많지 않아
성경 가르침대로 십일조 생활을 실천하는 교인은 많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교인 간 십일조에 대한 이해가 엇갈렸고 목사 간 해석도 각기 달랐다. 실천적 기독교인 중 연 소득의 10분의 1 이상을 십일조로 헌금한다는 교인 비율은 42%로 조사됐다. 금액을 정해두지 않고 십일조를 한다는 실천적 기독교인은 34%였다. 10% 미만을 드린다는 실천적 기독교인은 11%, 매년 다른 비율로 십일조 금액을 정한다는 실천적 기독교인은 8%였다.
십일조란 단어에 익숙한 성인(비기독교인 포함)은 소수였다. 전체 성인 중 39%만 십일조란 단어에 익숙했고 정의를 설명할 수 있었다. 반면 39%에 해당하는 성인은 십일조란 단어를 접해본 적이 없었고 22%는 들어봤지만 무슨 뜻인지는 몰랐다. 목사 중 99%가 십일조 의미를 알고 있다고 했는데 십일조에 대한 해석은 각기 달랐다.
▲ ‘목사 지혜’ 신뢰 교인 비율 낮아
올해 초 미국 성인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여러 분야에서 목사에 대한 신뢰도 파악하기 위한 설문 조사가 실시됐다. ‘지혜의 원천으로서 목사를 신뢰하는가?’라는 약 23%는 ‘매우 신뢰한다’, 약 34%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목사 대상 설문 조사에서는 목사 스스로가 지혜의 원천으로 신뢰할 만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개신교 목사 408명을 대상으로 ‘교인들이 목사를 지혜의 원천으로 신뢰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목사 전원이 ‘그렇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 ‘영적 삶은 개인적 문제’ 생각하는 교인 많아
‘영적 삶은 철저히 개인적인 문제’라는 생각을 가진 기독교인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조사에서 전체 기독교인 중 절반이 넘는 56%는 ‘영적 삶은 철저히 개인적인 문제’라는 생각을 밝혔다. 영적 삶을 개인적인 것으로 보는 교인과 그렇지 않은 교인 간 믿음과 영적 성장에 대한 견해에 차이를 보였다.
영적 삶이 개인적이라는 교인 중 영적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교인은 30%에 불과했고 ‘나의 믿음이 내 인생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교인 역시 45%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매주 하나님과 교제의 시간을 갖는다는 교인만 55%로 절반을 조금 넘겼을 뿐이다. 반면 영적 삶을 개인적으로 여기지 않는 교인의 경우 영적인 성장과 믿음을 중요하게 여기는 교인의 비율이 모두 절반을 넘었고 매주 하나님과 교제 시간을 갖는 교인 역시 66%로 비교적 많았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