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온라인 예배가 교회 선택 물꼬 터
교회도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처럼 쇼핑이 가능한 시대다. 교인에게 교회 선택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예배가 자리 잡으면서 선택이 훨씬 자유로워졌다.‘종교 과학 연구 저널(Journal for the Scientific Study of Religion)’에 교인의 교회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한 보고서가 최근 소개됐다.
▲ 코로나 기간 다른 교회 ‘기웃’ 늘어
코로나 대유행이 절정을 이루던 2020년 10월 실시된 조사에서 교인 중 35%는 조사 직전 6개월 기간 다른 교회의 온라인 예배나 대면 예배에 한차례 이상 출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교회 예배 출석을 결정하려면 그 교회에 대해 알아보는 절차가 먼저 이뤄지기 때문에 다른 교회를 ‘기웃’ 거려 본 교인은 실제로 더 많았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코로나 대유행 발생 직전인 2020년 봄 교회 출석 교인 중 18%는 6개월 뒤인 같은 해 10월 전에 다니던 교회에 더 이상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 교회를 옮기는 교인 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다른 교회로 옮기는 교인이 늘었음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초 개신 교회의 대면 예배 재개 비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출석 교인은 이전 대비 4분의 3에 불과했다.
▲ 대면 예배 중단한 대형 교회 교인 이동 많아
종교 과학 연구 저널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교인의 교회 이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대면 예배 실시 여부였다. 여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의 교인 출석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대면 예배를 지속한 교회의 경우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교회 쇼핑’을 실시한 교인 비율은 20%로 비교적 낮게 조사됐다.
반면 대면 예배를 중단한 교회의 교인 이동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는데 교회 규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교회 문을 닫았던 교회 중 출석 교인 수가 50명 미만인 소형 교회의 경우 교인 이동 비율이 20%를 조금 넘긴 반면 출석 교인 1,000명 이상 대형 교회 교인 중 약 60%가 다른 교회 예배에 출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 온라인 예배가 ‘교회 쇼핑’ 계기 제공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예배를 실시하는 교회가 부쩍 늘었다. 교회 문을 닫아야 했던 기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최근 온라인 예배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교회도 많다. 온라인 예배 실시가 교인의 대면 예배 출석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분석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온라인 예배 실시 여부에 따라 교인의 이동 비율이 크게 달라졌다. 온라인 예배를 실시한 교회에 출석한 교인 중 절반에 가까운 46%는 다른 교회 출석 경향을 보인 반면 대면 예배만 제공한 교회 교인의 이동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팬데믹 발생 이전 온라인 방식으로 예배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교회는 41%에 불과했다. 그러나 팬데믹 발생 직후인 2020년 3월 실시된 조사에서 이 비율은 8%로 급감했고 올해 초 교회 10곳 중 9곳은 온라인 예배를 실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