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금융·서비스 전 업종 “내년 상반기 실업률 6%” 한인 부동산 업계도 우려
정리해고 파도가 경제 전반을 덮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은 물론이고 금융·서비스까지 업계를 가리지 않고 불어닥치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내년 초에 실업률이 현재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18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MS가 전 세계적으로 약 22만명을 고용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한 번에 전체 직원의 0.5% 정도를 정리한 것이다.
MS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정기적으로 비즈니스 우선 순위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구조조정을 수행한다”며 “핵심 성장 분야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감원은 실적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는 25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MS는 매출 증가율 약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리해고 바람은 MS를 비롯한 빅테크 업계에서만 부는 것이 아니다. 금융중심지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조직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직원 수백명이 정리해고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을 줄여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금융업계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함께 이자율이 오르면서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모기지 관련 분야에서 감원 바람이 거세다. 일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 고용의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택 매매 감소와 직결된 부동산 중개 서비스 업계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팬데믹 기간 부동산 활황에 중개인들의 숫자가 크게 늘었는데 갑자기 시장이 냉각되면서 피해가 커진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중개인수가 주택 판매 실적 대비 크게 늘어났다”며 “지금 상황에서 모두가 살아남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중개인의 경우 계약직이 많아 얼마나 일을 그만둬야 했는지 통계조차 잡기 힘들다. 특히 남가주 지역 경제에서 중개업계에서 활동 중인 다수 한인들도 한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거시 경제 관점에서는 경기 침체 국면이 본격화했을 때 정리해고 문제가 통계상으로 심각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률은 3.5%로 안정적이지만 곧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래리 서머스 전 연방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평균적으로 경기 침체는 3% 포인트의 실업률 증가를 불러온다”며 “실업률이 6%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경기 침체 시기가 내년 1분기 혹은 2분기로 예상되는 만큼 실업률이 6%를 돌파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