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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도구 사용할 때”… 세계 뒤흔든‘8분50초 폭탄발언’

미국뉴스 | 경제 | 2022-08-29 08:42:16

강력한 도구 사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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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따른 침체 고통은 불가피”강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6일 잭슨홀 미팅에서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6일 잭슨홀 미팅에서 참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지난 26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 연설을 위해 연단에 머문 시간은 단 8분50초였다. 지난해(20분)나 2020년(22분) 연설의 절반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이례적으로 간략’한 연설은 의도된 장치였다. 파월 의장은 연설 시작과 함께 “과거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저는 경제 구조 변화나 불확실성 시대의 통화정책 과제와 같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오늘 발언은 이전보다 짧을 것이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이라고 했다. 시장이 ‘비둘기적’ 메시지로 해석할 여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연설 시간에서도 명확히 한 것이다.

 

연설 내용과 뉘앙스는 ‘매파’의 모습이었다. 파월 의장은 “가격 안정성을 복원하는 일에는 시간이 걸리고 수급이 균형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정책 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연준의 긴축 행보가 강하고도 오래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 따른 침체의 고통을 ‘비용’이라고 표현하며 시장이 감내할 대가임을 강조했다. 레그 이프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고경제평론가는 “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에 대비하라고 한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에는 연준이 연내 또는 연초를 정점으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금리의 정점은 현행 2.25~2.5%에서 1%포인트가량 높은 3.5% 수준으로 예측됐다. 근거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에 빠진 성장률과 7월 들어 한풀 꺾인 물가 상승률이었다.

 

파월 의장은 시장의 낙관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우선 “미국 경제는 확실히 둔화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데이터는 좋은 수치와 나쁜 수치가 혼재돼 있지만 나의 시각으로는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추세가 튼튼한 상황”이라며 침체론에 선을 그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서는 “한 달치의 하락은 인플레이션이 하락세에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확인해야 하는 수준에 한참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뒤 “역사의 기록은 통화정책을 성급히 완화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한다”며 이른 시일 내 기조 전환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7월 FOMC 이후 시장의 낙관에 불을 붙인 중립금리에 관해서도 직접 해명했다. 중립금리는 경제성장을 촉진하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다. 7월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이번 회의를 통해 중립금리에 도달하게 됐다”고 발언하자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정점에 근접했다’고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2.25~2.5%는 (단기 중립금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범위의 금리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초과하고 노동시장이 극도로 타이트한 상황에서 장기 중립금리 수준은 이 자리에서 중단되거나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금리는 현 시점의 중립금리가 아니며 여기서 인상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강력하고도 신속한 조치”를 예고한 파월 의장은 “우리 임무가 완수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이를 지속할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월가는 더 이상 시장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는 이날 연설이 “명료하고 매파적”이었다며 “연준이 내년에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생각을 끌어내리려 한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찰스슈와브의 리즈 앤 손더스 투자전략가는 “파월은 시장에 ‘우리가 하는 일에 맞서 싸우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논평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준금리 전망은 3.75~4.0%가 41.9%로 가장 높다. 7월 FOMC 직후에는 3.25%~3.5%의 확률이 45.8%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연준이 긴축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연설은 내년 중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베팅을 포기할 만큼 구체적이지 않다”며 “8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만큼 완화된다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 김흥록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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