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 애틀랜타서 '평화' 강연
미국도 북 고립에서 실용정책 전환 필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2일 “당장 통일이 어렵다면 평화에 중점을 두고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둘루스 1818클럽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애틀랜타협의회(회장 김형률)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도미해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이 전 총리가 공개강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총리는 “애틀랜타를 처음 방문하지만 이곳에는 내 인생에 심대한 영향을 준 인물 세 명이 있다”며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 90년대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방북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카터의 방북을 성사시켰던 조지아대(UGA) 박한식 교수가 바로 그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전 총리는 23일 어거스타로 출발해 박 교수를 만난다.
이 전총리는 한국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루고 한류와 모범적인 코로나19 방역으로 선진국에 진입한 것은 대단한 성공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북관계와 평화”라며 한반도 평화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 전 총리는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미간 대화와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은 불안감 속에서 계속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며 평화를 위한 북한과 한국, 그리고 미국에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해 강연했다.
우선 북한은 “핵 개발로 질주해 고립과 빈곤의 악순환을 계속할 것인지, 핵 개발 중지로 개방과 경제발전, 국제교류 확대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리고 관심을 끌기 위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의 초강수를 멈추고 국제적 통용방식을 사용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이 크게 바뀌는 전례가 있었다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큰 골격, 근간을 세워 정권에 상관 없이 일관성 있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또 집권세력과 지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평화와 통일에 대한 식견과 소양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미국은 이제까지의 제재와 압박 기조에서 벗어나 실용적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은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며 개방과 협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 주무장관이 참석해 이 전 총리에게 조지아주 명예시민증을 전달했으며, 한국계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참석했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