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401(k) ‘급락’ 인플레에 소비 여력도 없어
올해는 은퇴 예정자들에게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생을 투자한 자산의 가치는 증시 하락에 급락했고 당장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해도 물가가 비싸 퇴직 후 풍족한 경제 생활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회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1분기 미국 401(k) 평균 밸런스 액수는 지난해 4분기 대비 7.4% 하락한 12만 1,70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증시 부진에 직장인들의 은퇴 자산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2분기 들어 증시가 더 악화됐음을 고려하면 401(k) 자산 가치 하락은 더 심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쪼그라든 퇴직연금… “초기 인출 미뤄야”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퇴직자들이 401(k)를 초기에 현금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시가 향후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일단 기다리는게 낫다는 것이다. 마켓워치와 인터뷰한 빌 버겐 투자고문은 “주식과 채권의 폭락이 전에는 볼수 없었던 방식으로 신규 퇴직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당분간 은퇴 계좌에서 돈을 덜 빼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증시는 최근 S&P500 지수가 전고점 대비 20% 하락해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퇴직자금 인출에 주요 항목으로 고려할 요소는 연방준비은행(FRB·연준)의 행보다. 현재 증시 하락이 연준의 긴축으로 인한 쇼크인 만큼 향후에도 인플레이션 등에 FRB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의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빌 버겐 고문은 “연준이 긴축 통화 조건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많은 것들이 달려 있다”며 “불행히도 우리는 현 시점에서 미래를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설명했다.
■오른 물가에 퇴직자들 살림 더 ‘팍팍’
올해 은퇴자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치솟은 물가다. 5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8.6% 상승해 1981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대폭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퇴직자 입장에서는 당장 일을 그만두고 은퇴자금으로 매일을 살아가야 하는데 물가가 올라 전과 같은 경제적 상황을 유지하기가 힘든 것이다. 빌 버겐 고문은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은 소비를 줄이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치솟은 물가에 전반적으로 소비는 감소하는 추세다.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소비심리 지수는 지난 5월 58.4에서 이달 50.2로 급락해 역대 최저치인 1980년 5월 51.7보다 낮아졌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