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돈만 받고 잠적
모르는 사이트서 구입하면 위험
주정부들, 소비자 주의 환기
#지난달 제시 에스파자는 6개월 된 아들에게 먹일 분유를 백방으로 동네 마트들을 여기 저기 방문했다. 그러나 마트의 분유 섹션은 텅텅 비어 있었고, 마음이 조급해진 그녀는 온라인에서 300달러치의 분유를 구매했다. 정상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온라인 판매자에게 벤모로 300달러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부터 판매자는 메시지에 답을 하지 않았고,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매한 분유는 배달되지 않았다. 그제서야 에스파자는 자신이 사기를 당했음을 깨달았다.
전시 상황에 버금가는 분유 부족 사태 속에서 부모들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분유 판매 사기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사기꾼들이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분유 사진을 포함한 판매 글을 온라인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에 올려 부모들을 유인한 후,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이후 물건을 보내지 않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사기꾼들은 부모들을 더 큰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전역의 7개 주 당국은 부모들을 대상으로 분유 대란 속 사기꾼들에게 속아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뉴햄프셔주의 존 포멜라 법무장관은 “신뢰할 수 없거나 생소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분유를 구입해서는 안 된다”며 “온라인에서 분유를 구매할 시 판매자들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소비자 보호기관 ‘베터 비즈니스 뷰로우’(Better Business Bureau·BBB)의 샌드라 길 대변인은 “사기꾼들은 온라인에서 분유를 판매하며, 소비자들에게 페이팔, 벤모 또는 현금 앱 형태의 시스템을 통해 돈을 지불하길 요구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는 민감한 개인 금융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들 사기 전문단에게 물건을 구입하면서 은행 계좌나 크레딧카드 번호 등 민간한 개인 금융정보를 제공하면서 추후 2차, 3차의 금융 재정 사기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부 한인 부모들은 미 전역의 분유 대란에 대처하기 위해 캐나다, 독일 등에서 분유를 직구하는 방법으로 현 상황을 겨우 모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모는 “지난 달까지만 모유수유를 했다가 단유를 하고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는데, 다시 모유수유를 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고 토로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감소와 대형 분유 업체 애보트의 리콜 사태로 전국적인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핵심 원료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단 감염 등으로 노동력 부족 등이 겹쳤고, 애보트가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키는 불량품을 대거 리콜하면서 분유 대란으로 이어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분유 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물자조달법(DPA)을 적용해 생산을 촉진하고 군에는 전세기를 투입해 해외에서 분유를 긴급 수송하도록 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