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년비 7.2% 오를 것”
일자리도 46만개 깜짝 증가
시간당 평균 임금 5.7% 상승
1월 미국 CPI가 7%를 또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또다시 7%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내셔널증권의 수석시장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1월 CPI가 전년 대비 7.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7.0%)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이자 지난 1982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호건 전략가는 “1월 CPI는 전월과 비교하면 0.4% 상승해 지난해 12월(0.5%)보다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우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1월 CPI가 다시 7%를 상회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대응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의 1월 비농업 일자리가 46만 7000명 깜짝 증가하고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년 대비 5.7% 오르면서 올해 연준이 더 많은 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조지워싱턴대의 다이애나 퍼치트곳로스는 “1월 고용 보고서는 매회 0.25%포인트씩 올해 6번 금리 인상을 위한 그린라이트”라고 평가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1월 고용 보고서 결과) 지금의 생각보다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앞으로 데이터가 어떻게 나올지 매우 불확실하지만 시장은 연준 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드시 준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다 보니 1월의 높은 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추가 긴축 확률을 높이고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 1.9%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줄리언 이매뉴얼 에버코어 ISI 매니징디렉터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기술주 사이에서 종목별로 나타났던 큰 폭의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는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 인상 횟수로 4~5회를 예상하지만 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6차례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새로 나올 1월 CPI 데이터는 시장의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보여준 주가 폭락이 다른 기술주로 번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넷플릭스만 해도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면서 지난달에 30% 넘게 하락했고 지난주 페이팔은 하루에 24% 빠지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페이스북 같은 기술주의 폭락은 제로금리 시대의 종말과 함께 다가올 금융시장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연준이 다음 달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은 비싼 주식들을 처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