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시 닷컴버블 이후 최대폭 등락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4% 안팎까지 폭락했다가 가까스로 상승 마감하면서 변동성이 극심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끝이 아니며 앞으로 더 큰 폭의 하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나스닥이 10%나 15% 더 하락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거센 폭풍우가 몰아칠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스닥이 베어마켓(약세장)으로 갈 수 있다”며 “약세장이 올 때는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을 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약세장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것을 뜻한다. 나스닥은 이미 조정장(10% 이상 하락)에 들어갔으며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한때 조정장에 진입했다. 차트 분석가 존 로크는 “모든 것이 상승하던 불마켓(강세장)은 끝났고 이제 우리는 베어마켓에 있다”고 단언했다.
이날 증시는 매도세가 과도하다는 분석에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이날 나스닥은 4.9%가량 빠졌다가 0.64% 상승 마감했으며 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장중 최대 4%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다 0.2%대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JP모건의 최고 주식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주식시장 매도가 과도하다”며 “최악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원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오랫동안 우리는 연준의 우산 아래 있었으며 밖에 비가 오는 것은 관계가 없었다”며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경제뿐 아니라 지정학적 이유로 밖에 더 많은 비가 오지만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이기 때문에 연준은 행동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26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1월 FOMC가 향후 증시의 방향을 가를 1차 관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월가에서는 1월 회의는 오는 3월 첫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수위와 대차대조표 축소 관련 내용에 따라 증시가 급격히 움직일 수 있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본다”며 “연준은 필요 이상으로 시장을 때릴 필요가 없다”고 짚었다.
연준이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매파적으로 나올 불씨도 남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QE)의 1~2월 조기 종료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시장을 놀라게 할 것”이라며 “훨씬 더 매파적인 전환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