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가 부족하면 코로나19 발병과 중증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제1저자 배재현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최훈지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전임의)의 리뷰 논문에서다.
리뷰 논문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최신 연구 성과를 총정리해 발표하는 형태의 논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분비·대사질환 리뷰(Reviews in Endocrine and Metabolic Disorders)’의 최신호에 게재됐다.
비타민D는 신체 내 다양한 면역 반응을 비롯해 선·후천 면역체계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는 영양소로,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국내외 여러 연구팀이 비타민D가 코로나19의 감염률 및 중증도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보고해 왔다. 이에 임 교수팀은 더 나아가 해당 연구들을 총망라해 코로나19에 대한 비타민D의 역할과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내고자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수록 코로나19 발생 위험 및 중증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비타민D를 보충하면 코로나19 발병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양성률이 감소하고 중등도 이상 환자에서 중환자실 입원율과 사망률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런 양상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면역체계와 염증 반응 시스템의 이상을 지목했다.
비타민D 부족 및 결핍은 △항균성 단백질인 ‘항균 펩타이드’ 생성 감소 △면역세포인 ‘T세포’의 면역 반응 이상 △폐 상피세포의 자멸사 증가 △면역세포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증가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되고, 중증 환자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위험성이 증대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비타민D 농도가 낮으면 심장병ㆍ당뇨병 같은 심혈관계 및 대사 질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중증도를 높인다.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은 혈압 조절 체계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과 포도당 대사 기능을 떨어뜨려 당뇨병 등 기저 질환을 악화시킴으로써 치명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