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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투쟁 시대배경에 간첩 주인공…'설강화' 논란 확산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1-12-20 09:18:10

설강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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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조작 피해자 얼마나 많았는데…민주화운동 폄훼"

국민청원 하루 만에 동의 27만 넘어…협찬 기업 사과·철회

드라마 공개 디즈니에 항의메일 캠페인…"민주화운동 도구화" 비판도

 

드라마 설강화[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드라마 설강화[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JTBC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지난 18일 '설강화' 첫 회가 방송된 뒤 민주화 운동을 폄훼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대극인 '설강화'는 여대생 영로(지수 분)와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수호(정해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1·2회에서는 재독교포 출신 대학원생인 줄 알았던 수호가 사실은 북한에서 파견된 간첩이고, 이런 사실을 모르는 영로와 여대생들이 그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해 여대 기숙사에 숨겨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간첩이 민주화운동을 주도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란 소문이 돌았지만, 아직은 수호가 민주화운동과 직접 연관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간첩인 수호가 민주화 투쟁의 주축이 됐던 대학생층의 보호를 받게 된다는 설정 자체가 문제라고 보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첫 방송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중지 청원' 글은 하루 만에 27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며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JTBC 측은 방송 전 '설강화'는 민주주의 운동에 관한 드라마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또 논란을 의식한 듯 2회 방송에는 수호를 숨겨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대생의 대사에 "간첩? 짭새들 맨날 하는 소리야. 걸핏하면 우리 빨갱이로 모는 것 몰라"라는 내용도 들어갔다.

하지만 민주화운동 열사 측의 비판 등이 더해지면서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현주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국가안전기획부는) 당시 많은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했다"며 "(드라마는) 원래 간첩이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이 피해자가 우연히 생겨난 것이라고 안기부의 폭력성에 합리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디즈니에 항의 메일 보내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 공개 중단 요구에 동참해달라는 글도 올라왔다. '설강화'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디즈니+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

시청자들의 이런 움직임에 일부 기업은 드라마 협찬을 철회했다.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 차 브랜드 티젠 등은 드라마 협찬 사실을 사과하며, 이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드라마 '설강화' 협찬사 사과[싸리재마을·티젠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드라마 '설강화' 협찬사 사과[싸리재마을·티젠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평론가들은 드라마 내용을 역사 왜곡으로 명확히 규정할 수는 없지만, 시대 배경을 고려할 때 오해 소지가 있고,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고 조언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충분히 오해할 소지를 많이 가진 드라마여서 왜곡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또 (그런 평가가) 과도하다고 볼 수도 있다"며 "드라마에 역사적 사실을 끌고 들어올 때는 이런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현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민주화운동을 장식처럼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파간첩을 등장시켜 러브스토리로 만든다는 세계관의 문제"라며 "우리는 '레드 콤플렉스'로 고통받아왔는데, 이런 내용을 단순히 러브스토리로 만들어 상처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드라마가 과연 사회적 역할을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드라마는 1회 3%, 2회 3.9% 시청률(비지상파 유료가구)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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