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 주춤 예측 못해
아이바잉 업체에 경종
미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판매업체인 ‘질로우’(Zillow)가 주력으로 밀어왔던 홈플리핑(home flipping) 사업에서 결국 손을 뗀다. ‘저가 매수, 고가 매도’의 매매 방식을 통해 매매 차익을 극대화해야 홈플리핑 사업이 주택 가격을 예측하는 알고리즘 기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좌초하고 말았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에 비롯된 사태라는 점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택 거래를 하는 ‘아이바잉’(iBuying) 업체들에게 경종이 되고 있다.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질로우는 홈플리핑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홈플리핑 사업 철수로 인해 질로우는 5억6,900만달러의 매출 감소와 함께 올해 말까지 관련 직원의 25%를 해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부터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택을 간편하게 사고 팔 수 있는 아이바잉 방식으로 추진해온 홈 플리핑 사업은 주택을 선 구매한 뒤 일정 부분 리모델링 후 되파는 사업으로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과 거래 수수료를 이익으로 취하는 사업 모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이 부동산 시장을 예측해 주택 가격의 동향 예측력이 사업 성패의 관건이다.
이 과정에서 질로우가 의지했던 것이 ‘제스티메이트’(Zestimate)라고 불리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주택 가격의 시세 예측 프로그램인 알고리즘이 실패한 것이 치명타였다.
미국 주택 시장이 과열되어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주택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질로우는 매입 가격보다 싼 가격에 주택을 판매하게 되어 손해를 보기 시작했다.
홈플리핑 사업 철수로 인해 질로우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염가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질로우는 지난 3분기에만 9,700여채의 주택을 고가에 매입한 바 있다. 4분기에도 9,000여채를 추가 구입하기로 되어 있어 이들 주택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온라인 주택 판매 방식의 한계를 드러낸 이번 질로우 사례를 놓고 ‘오픈도어’나 ‘오퍼패드’와 같은 동종 경쟁업체들에게도 사업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