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항공 편수 줄이며 좌석 부족 사태
미국의 전 산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난이 항공업계에도 불어 닥치면서 운항 편수가 크게 줄어 좌석 구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항공 요금도 급등하고 있다.
인력난의 직격탄으로 줄어든 좌석과 치솟는 항공료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새로운 일상)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CNN비즈니스는 미국 항공업계가 직원 부족으로 인해 항공 편수를 줄이는 조치를 취하자 좌석 부족 사태와 함께 항공료가 들먹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항공 여행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항공료가 오른 데는 운항 편수의 회복세가 더딘 탓이다.
연방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내 항공기 탑승률은 88%로 201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탑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국내선 항공 수요는 8월과 9월 다소 하락세를 보이면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항공 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항공 예약 요금의 상승세는 가팔랐다. 지난 3분기 미국의 4대 항공사의 마일당 평균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같은 분기의 가격 보다 4% 하락한 것으로 항공료만큼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따라잡은 상황이다.
이는 해외 여행객과 비즈니스석 여행객들이 여전히 낮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일반 항공 여행객들의 항공료 부담은 2019년에 비해 더 커진 셈이다.
항공료 상승세는 연말 여행 수요 급증과 함께 항공유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은 올해 3분기 항공유로 갤론당 평균 1.94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1년 사이에 55%나 상승한 가격이다. 올해 4분기 평균 항공유는 이보다 더 올라 갤론당 평균 2.25달러에서 2.40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항공유는 직원 급여와 복지 관련 비용 다음으로 항공사의 수익과 직결된 비용이다.
항공사 입장에서 보면 손익 보전을 위해 수익성이 낮은 노선 운항을 축소해 연료 손실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여 연말 여행 성수기에 좌석이 줄어들면서 항공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 항공사들의 인력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항공료 상승세를 꺾을 방도가 없다는 데 있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아메리칸항공의 1,800편 무더기 결항 사태는 기상 악화와 승무원 부족에 따른 것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인력 부족으로 지난달 8일부터 11일까지 결항 사태를 맞아 7,500만달러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미국 항공사들의 인력 부족 사태는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으로 항공사 노동조합들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인력 충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태풍이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악영향이 인력 부족으로 한층 심해져 항공기 운항 취소로 이어지는 사태가 최근 미 항공업계는 친숙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이 직원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채택할 입장을 취하고 있어 백신 미접종 직원들의 대거 이탈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력난으로 항공기 운항 편수를 줄이고, 좌석수가 감소하면서 항공료가 상승하는 악순환은 당분간 미국 항공업계에 새로운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