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렌트 인상으로 이어져
내년에도 전국 주택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택 바이어들의 내집 마련이 여전히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월스트릿저널 등 언론들에 따르면 월가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경제학자 잰 해치어스 팀의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전국 집값이 내년 연말까지 추가로 16%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주택가격이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20%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높은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에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상향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인상될 경우 올해와 같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한 풀 꺾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골드만삭스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택 공급으로 인해 내년에도 여전히 셀러스 마켓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가 주택 가격 인상을 점친 배경에는 공급 부족의 장기화와 대형 투자자들의 주택 시장 진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이후 주택 건축의 핵심 자재인 목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건설업체들이 다시 공사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여전히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여기에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정부 승인 과정, 건설업계 숙련공 부족과 임금인상, 건설장비 부족,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까지 더해져 건설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인력부족만 최소 20만명에 달한다.
건설사들은 그래서 요즘에는 신규 주택가격을 미리 발표하지 않는다. 공사 완공 시점에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건설사들도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업계는 올해 전국적으로 165만채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철거 주택 25만채를 제외하면 실제로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은 140만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매년 최소 200만채의 주택이 신규 공급돼야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부동산 시장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은 투자자들이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헤지의 수단으로 주택 매수에 나선 것도 주택 가격 상승세의 원인이 될 것으로 꼽았다.
주택 부족 사태는 임대 아파트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내년 렌트 상승률 또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거주 부문 인플레가 내년에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올해의 2.4%보다 급등한 것으로 지난 20년래 가장 높은 상승세이다.
골드만삭스는 치솟는 주택 가격 및 렌트비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조닝과 개발 제한 규정을 완화해 공급을 늘려야 하지만 정치적인 벽이 높아 실현되기 힘든 문제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가주 정부가 단독주택 지역의 조닝 규제를 완화한 것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치어스 경제학자는 “현재 경제가 에너지와 반도체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부족현상을 겪고 있지만 이 중에서도 주택 공급 부족이 가장 오래 이어질 것”이라며 “주택 구매 수요는 여전히 높은데 지난 수년간 주택 가격 상승세 전망의 근거가 됐던 공급 부족은 여전히 바뀐 것이 없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