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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윤여정 "절실·노력·연습…축구대표 심정 알게 됐다"

미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1-04-26 0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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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철학? 열등의식서 출발…먹고살려는 절실함"

"진짜 순수한 대본이 늙은 나를 건드려 미나리 합류"

"상 탔다고 '김여정' 되지 않아…민폐 안될 때까지 연기 계속"

 

[일문일답] 윤여정 "절실·노력·연습…축구대표 심정 알게 됐다"
[일문일답] 윤여정 "절실·노력·연습…축구대표 심정 알게 됐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너무 많은 국민 성원을 받아 축구 선수(국가대표)들의 심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끝난 뒤 주 LA 총영사 관저에서 특파원단과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에 전하는 말을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내가 상을 타서 (국민 응원에) 보답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 감사드린다"며 "너무 응원하니 너무 힘들어서 눈에 실핏줄까지 터졌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1등이 되기만을 원하는 경쟁을 지양한다는 철학을 밝히고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연기 생활을 해가고 싶다는 계획을 털어놓기도 했다. 다음은 윤여정과의 문답.

 

--연기를 오래 했으니까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 철학 있는지. 솔직하고 당당하며 재치 있는 언변도 주목을 받는데

▲ 내 연기 철학은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아르바이트하다가 연기를 하게 됐다. 내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대사를 외워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게 내 철학이었다. 절실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좋아도 해야겠지만 나는 먹고살려고 했다. 나에게는 대본이 성경 같았다. 많이 노력했다. 브로드웨이 명언도 있다. 누가 길을 물었다고 한다. 브로드웨이로 가려면?(How to get to the Broadway?) 답변은 연습(practice). 연습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입담이 좋은 이유는 내가 오래 살았다는 데 있다. 좋은 친구들과 수다를 잘 떤다.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계신다 생각한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 최고의 순간은 없을 것이다. 나는 최고, 그런 거 싫다. 경쟁 싫어한다. 1등 되는 것 하지 말고 '최중'(最中)이 되면 안 되나. 같이 살면 안 되나.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나. 동양 사람들에게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다.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최중'만 하고 살자. 그럼 사회주의자가 되려나.

 

--작품 선택할 때 대본을 다 안 읽었다는데. 작품 선택 때 동기가 있었나. 실제 경험이 연기에 투영됐나

▲ 경험도 나오겠지. 60세 전에는 (대본을 보고) 성과가 좋을지를 따졌는데 60세가 넘어서 나 혼자 생각한 게 있다. 사람을 본다. 믿는 사람이 하자면 한다. 사치스럽게 살기로 했다. 내가 내 인생을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면 사치스러운 것이다. 대본을 갖고 온 사람이 믿는 사람이었다. 대본을 읽은 세월이 너무 오래됐으니까 대본을 딱 보면 안다. 너무 순수하고 너무 진짜 얘기였다. 대단한 기교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 정말로 진심으로 얘기를 썼다.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다. 감독을 보고 '요새 이런 사람이 있나' 싶었다. 독립영화니까 비행기도 내 돈을 내고 왔다. 대본 전해준 사람의 진심을 믿었다. 감독을 만나서 싫으면 안 했겠지만 이런 사람이 있나 싶어서 했다. 우리는 영화 만들 때 이런 거(아카데미 수상) 상상도 안 했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받은 윤여정(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knhknh@yna.co.kr

 

--연기를 50년 넘게 해왔다. 대단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해왔다. 이번에 주목을 받은 이유는. 오늘 이후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윤여정의 계획은 무엇인가

▲ 대본이 좋았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인터뷰하다가 알았다. 할머니, 부모가 희생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얘기다. 그것이 사람들을 움직였다. 부모는 희생하고, 할머니는 손자를 무조건 사랑한다. 감독이 진심으로 썼다. 주목받은 이유 같은 건 평론가한테 물어보라. 향후 계획은 없다. 살던 대로 살겠다. 오스카상을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는데,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

 

--수상 소감 때 언급한 정이삭 감독과 김기영 감독은 어떤 의미인가

▲ 영화는 감독이다. 60세 넘어서 알았다. 감독이 매우 중요하다. 감독의 역할은 정말 많다. 영화는 종합 예술이다. 바닥까지 아울러야 한다. 그걸 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힘이다. 김기영 감독님은 21세 정도 때 사고로(우연히) 만났다. 정말 죄송한 것은, 그분에게 감사한 게 60세가 넘어서였다. 그분이 돌아가신 뒤에야 고마웠다. 그 전에는 이상한 사람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정이삭 감독은 늙어서 만났는데 나보다 너무 어리고 아들보다 어리지만 어떻게 이렇게 차분한지 모르겠다. 현장에서는 수십명을 통제하려면 미치는데 차분하게 통제하는데 아무도 누구를 업신여기지 않고 존중하더라. 내가 흉 안 보는 감독은 정이삭 감독이 처음이다. 미국에서 굉장히 세련된 한국인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43세 먹은 정이삭 감독에게 존경한다고 했다.

 

--기사를 쓰면 댓글들이 많다. 좋은 댓글도 나쁜 댓글도 있는데, 미나리는 좋은 댓글들이 많았다. 국민이 성원을 많이 했다. 국민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 내가 상을 타서 보답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 감사드린다. 축구 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다.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사람들이 너무 응원하니 너무 힘들어서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 그 사람들은 성원을 보내는데 내가 상을 못 받으면 어쩌나 싶었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원을 너무 많이 하니까 힘들었다. 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 2002년 축구 월드컵 때 (선수들의) 발을 보고 온 국민이 난리를 칠 때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태어나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였다. 그런 것은 즐겁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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