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 ‘노화성 난청’은 고혈압ㆍ당뇨병ㆍ복부 비만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지 기능ㆍ우울증 등 정신 건강 요인도 난청과 연관성이 있었다.
박경호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이 2009~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19세 이상 1만6,799명을 대상으로 난청의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OLS ONE’에 최근 실렸다.
분석 대상자 중 편측성 난청은 8%(1,349명), 양측성 난청은 5.9%(989명)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난청이 더 많았다. 또한 노화성 난청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청력이 점차 악화됐으며, 특히 65세가 넘어가면 6,000Hz 이상의 고음 청력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 기준은 500, 1,000, 2,000, 4,000Hz의 평균 청력 역치(감사자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 25dB 초과로 정의했다. 정상 청력은 청력 역치 평균 25dB 이하이며, 이 기준을 넘어가면 난청이다.
고령인의 경우 소리가 듣지만 명확히 들리지 않아 말소리를 정확하기 알아듣기 어려우면 노화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난청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며, 초기에는 4,000Hz 이상 고주파 난청으로 시작된다.
난청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청력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법은 외이나 중이에 이상이 생긴 전음성 난청의 경우 원인을 교정하면 정상 청력으로 호전될 수 있다. 달팽이관ㆍ청신경 등 내이(內耳)에 이상이 생긴 감각 신경성 난청은 청각 재활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보청기 등 보조 장구를 착용하거나, 보청기를 사용할 수 없는 심한 청력 소실이 있으면 인공 와우 수술로 치료한다.
박경호 교수는 “난청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전반적인 청력 저하가 지속되고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인지 기능 저하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