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지나면 2021년 새해가 떠오른다. 올해는 그 누구도 예상 못 했던 일 우리 일상생활에 소용돌이처럼 파고들었던 해다. 부동산 시장도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거래가 약 두 달간 정지되다시피 했다. 오픈 하우스는 아예 사라졌고 집을 보여주는 방식도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있었던 주요 트렌드와 뉴스를 되돌아본다.
◇ 이자율 사상 처음 3% 미만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을 거듭한 끝에 사상 최저 수준을 여러 차례 경신했다. 올해 초 약 3.73%로 시작한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프레디 맥 집계)은 7월 셋째 주 약 2.98%를 기록, 처음으로 3%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후로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간 모기지 이자율은 연방 준비 제도의 제로 금리 유지 기조의 영향을 받아 수차례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하며 현재 약 2.67%(12월 17일 기준)로 올 초보다 무려 약 1% 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재융자에 많이 활용되는 15년 만기 고정 이자율 역시 올해 초 약 3.16%로 과거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약 2.21%대로 떨어져 여전히 재융자에 매우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사라진 오픈 하우스
코로나 팬데믹 발생과 함께 주택 시장에서 오픈 하우스가 사라졌다. 봄부터 여름을 거치는 성수기 동안 주말마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오픈 하우스 사인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지침과 관련, 전통적인 방식의 오픈 하우스 개최가 더 이상 안전하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유튜브나 페이스북 라이브 등을 통해 실시간 가상 오픈 하우스를 개최하는 리스팅 에이전트가 더러 있지만 대면 방식의 오픈 하우스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리에서 오픈 하우스 사인을 보기 힘들겠지만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예전처럼 오픈 하우스가 반드시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명암 엇갈린 상업용 부동산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상가 부문은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고 현재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올해 3월에만 수천만 곳에 달하는 상가가 이중 많은 업소는 영구 폐업의 수순을 밟았다. 이로 인해 상가 업주, 식당 업주는 물론 건물주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남아 있는 상가 중에서도 많은 곳이 앞으로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창고, 물류센터 등 산업용 부동산은 이른바 코로나 특수를 맞아 때아닌 활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발생 전부터 이미 전자 상거래를 통한 온라인 매출은 증가세였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이 같은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 계기가 됐고 이후 산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폭등했다.
◇ 재융자 급증 속 ‘캐시 아웃’ 재융자는 급감
올 한해 기록적인 낮은 이자율이 이어지면서 재융자 발급이 급증했다. 하지만 주택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하는 이른바 ‘캐시 아웃’(Cash Out) 재융자는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에 실시된 전체 재융자 중 캐시 아웃 재융자가 차지한 비율은 약 27%로 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캐시 아웃 재융자를 통해 대출받은 현금 규모도 감소했다. 3분기 캐시 아웃 재융자 1건당 평균 대출액은 약 5만 1,600달러로 전분기 금액인 약 6만 3,000달러보다 약 1만 달러 줄었다. 또 지난 3분기 중 전체 캐시 아웃 재융자 대출액 역시 약 370억 달러로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 ‘언택트’ 주택 거래 보편화
올해 주택 시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바로 ‘가상’(Virtua)이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집을 직접 볼 수 없게 되자 ‘가상 투어’(Virtual) 방식으로 전면 대체됐다. 가상 투어는 에이전트 동행 없는 사전 제작 방식의 3D 투어, 에이전트가 에이전트 대신 집을 방문해서 진행하는 실시간 화상 투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서 현재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주택 거래 과정에서도 대면 방식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언택트’(Untact) 절차가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매물을 직접 방문하지만 거주자와 접촉을 최소화하는 ‘하이브리드 감정’, 전자 서명 방식 공증, 드라이브스루 서명 등 비대면 주택 거래 절차가 올 한해 보편화됐다.
◇ 인랜드 엠파이어 주택 시장 과열
LA 동부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이 주류 언론에 보도됐다. 경제매체 블룸버그 코로나 팬데믹 이후 도시 탈출 수요와 도심 주택 가격 급등이 빚은 현상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온태리오 시의 경우 신규 분양 주택 구입을 위해 일부 구입자들은 하룻밤을 꼬박 지새우는 등 마치 한국 신규 아파트 분양 현장을 방불케 했다.
한 여름에 분양된 한 신규 주택 분양 사무실 앞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주택을 남보 다 먼저 분양받기 위해 하루 전부터 와서 밤새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고 해가 뜨고 기온이 오르자 준비 해온 우산으로 해를 가리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는 불편함도 감수하고 거리 두기를 지키느라 예전보다 줄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 LA 집값 상승폭 전국 최대
지난 5월 전국 리스팅 중간 가격은 지난해 5월 보다 약 1.6% 상승한 약 33만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5월 전년대비 리스팅 가격은 전국 50개 대도시 광역권 중 35곳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도시 광역권 중 남가주 ‘LA-롱비치-애너하임’ 지역의 상승 폭이 약 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리스팅 가격 급등 현상은 고가 매물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리스팅 가격 상승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 남가주 주택 가격 사상 최고
지난 8월 남가주 6개 카운티의 주택 중간 가격은 전년보다 약 12.1% 급등한 약 60만 달러를 기록했다.
8월 남가주 주택 중간 가격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결국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8월 주택 거래량은 여전히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으로 인해 1년 전 대비 약 2.4% 상승에 그쳤다.
‘가주 부동산 중개인 협회’(CAR) 조사에 따르면 8월 가주 전체 주택 거래 중 100만 달러가 넘는 거래는 약 22%로 전년 동기의 약 16%보다 크게 늘며 주택 중간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거래가가 50만 달러 미만인 거래는 전체 중 약 38%로 1년 전의 약 46%에서 크게 감소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