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유럽을 휩쓸면서 취리히와 파리가 싱가포르와 오사카를 제치고 홍콩과 함께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는 최근 세계생활비지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2020년 9월 기준 130개 이상 도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리히와 파리, 홍콩이 세계에서 물가가 비싼 도시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어 싱가포르가 4위, 텔아비브와 오사카가 공동 5위다. 미국 도시 중에서는 뉴욕이 7위, LA가 코펜하겐과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서울은 탑10 도시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파사나 두트 EIU 세계생활비 팀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반면 서유럽과 북아시아 통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두트 팀장은 “아시아 도시들은 몇년 간 전통적으로 상위권을 지배해왔지만 대유행으로 인해 순위가 재편됐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외국인 노동자 이탈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도시 전체 인구가 줄어들면서 수요가 줄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일어났다.
오사카에서도 소비자 물가가 정체되면서 일본 정부가 대중 교통 등 비용 보조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상품에 따라 가격 동향도 다르게 나타났다. EIU에 따르면 식료품이나 물 등 필수품 가격은 변동이 적었지만 의류 가격은 수요가 줄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문제로 일부 도시에서는 컴퓨터 등 수요가 많은 제품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EIU는 2021년에도 지출이 제한되면 물가가 하방 압력을 받는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