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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엉덩이에 눈 그려 넣었더니 사자가 달려들지 않았다

글로벌뉴스 | 사건/사고 | 2020-08-12 10:10:09

소엉덩이,눈,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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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를 비롯한 맹수들이 가축을 공격해 골머리를 앓는 아프리카에서 소 엉덩이에 눈 모양 그림을 그려 넣었더니 사자의 공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진화·생태학 부교수 트레이시 로저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아프리카 보츠와나 북서부 오카방고 삼각주 지역에서 4년여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지역은 풍요로운 생태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야생동물이 보호되고 있지만, 사자와 표범 등 대형 육식동물이 주변의 가축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주민과 갈등을 빚고있다.

소 엉덩이에 눈 그려 넣었더니 사자가 달려들지 않았다
엉덩이에 눈 그림을 그려 넣은 소[Bobby-Jo, The Coversation 제공]

 

연구팀은 가축을 공격하는 사자나 표범 등 고양이과 동물이 기습적으로 사냥을 해 목표물과 눈만 마주쳐도 사냥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는 점에 착안했다. 사자의 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소의 양쪽 엉덩이에 눈 그림을 그려 넣고 공격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14개 무리 2천61마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각 무리를 세 부류로 나눠 방목하기 전에 두 부류에는 각각 눈 그림과 십자 표시를 그려넣고 나머지 한 부류는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거의 비슷한 지역에서 방목돼 사실상 같은 위험에 노출됐다.

그 결과, 4년 가까운 기간에 눈 그림을 가진 소 683마리는 사자 공격으로 죽은 개체가 없었던 반면 아무 그림도 없는 소는 835마리 중 15마리가 희생됐다.

 

 

소 엉덩이에 눈 그려 넣었더니 사자가 달려들지 않았다
실험 대상 소 세 부류[Communications Biology 논문 캡처]

 

십자 표시를 한 소는 543마리 중 4마리가 공격을 당해 죽었다.

이는 사냥감에게 들킨 사자는 사냥을 포기한다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눈이 아닌 단순 십자 그림만 가진 소도 아무 그림도 없는 소보다는 덜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연구팀은 전문가 기고문을 싣는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을 통해 "나비와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많은 동물 그룹에서 눈 모양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포유류에서는 눈 모양으로 포식자를 피하는 사례는 알려진 것이 없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눈 모양이 대형 포유류 포식자를 저지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모든 소에 눈 그림을 그려 넣어 무리 내에 사자가 사냥감으로 눈독을 들일만한 이른바 '희생양'이 없을 때도 눈 그림이 효과가 있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으로 사자가 소 엉덩이에 그려진 가짜 눈에 익숙해졌을 때도 예방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인정했다.

연구팀은 야생동물을 보호하면서 가축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단일 방안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 엉덩이에 눈 모양을 그려 넣는 간단하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방식이 예방책에 추가됨으로써 육식동물과의 공존 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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