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반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항공사들을 비롯해 국적항공사들이 보릿고개에 들어서면서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게 코로나19 사태 후폭풍의 후유증은 컸다. 먼저 국제선 운항률의 급감 현상으로 급격한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제선 운항률이 20% 선에 머무른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19만 4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4만 4,013명에 비해 96.2%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2분기 348만 9,554명에서 올해 2분기엔 12만 574명으로 96.5%나 국제선 항공 수요가 크게 줄었다.
특히 국적항공사의 미주법인들은 5~6월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행 항공권 세일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항공 수요 반등의 기회를 잡는 듯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체로 돌아서면서 반등의 불씨가 커지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적항공사 미주법인들은 본국 상황을 주시하면서 나름대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대출하는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받아 ‘생존 실탄’을 확보해 운영 경비로 충당하는가 하면 직원들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한달씩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적항공사 미주법인의 한 관계자는 “한국을 경유해 환승하는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항공권 취소 요구가 급증해 한차례 곤혹을 치뤘다”며 “이번 달부터 미주 노선운항을 확대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코로나 재확산에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적항공사 미주법인들은 본사의 지침에 따라 비상경영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무가 중복되거나 유사한 부서를 통폐합하는 조직 개편이나 미주 지역 내 지점 수를 축소하는 인적 구조조정과 함께 최악의 경우 보유 부동산 처분을 포함한 물적 구조조정도 염두해 두고 있다.
또 다른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매출 부족에 따른 긴축 경영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형국”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비켜가지 못한 것은 글로벌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만 70억달러의 세전손실을 기록한 델타항공은 명예퇴직 형태로 1만7,00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직원 9만1,000명의 20% 가까운 규모다. 앞서 8일 유나이티드항공은 직원 3만6,000명에게 10월 1일부터 무급휴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는 유나이티드항공 미국 내 직원의 45%에 달하는 규모다.
아예 파산을 하는 항공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항공그룹과 아비앙카항공은 이미 지난 5월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바 있으며 아에로멕시코도 지난달 파산을 선언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