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에만 서브프라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크레딧 카드 발급에도 서브프라임 크레딧 카드가 있다. 서브프라임은 ‘비우량’이란 의미로 보통 크레딧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나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대출 또는 카드를 발급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런 서브프라임 대출이나 카드는 이자율이 높다. 지난 금융위기로 인한 대공황이 바로 이 서브프라임이 원인이었다. 크레딧카드 역시 마찬가지다. 크레딧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발급해주는 서브프라임 크레딧 카드는 사용자들에게 도움 보다는 피해를 주는 경향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신용점수 낮은 고객들에 집중 마케팅
멤버십·신청비·유지비 등 부과하면서
마일리지 같은 리워드 혜택 전혀 없어
인터넷 경제매체 ‘너드월릿’은 크레딧 점수가 낮아 일반 크레딧 카드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마케팅 하는 ‘서브프라임’ 전문 카드사 10곳을 분석했다. 이들 회사들은 연 평균 150달러의 멤버십비와 신청비, 유지비를 고객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너드월릿’ 크레딧 카드 전문가 킴벌리 팔머는 “서브프라임 크레딧 카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고객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경고했다.
서브프라임 카드를 가지고 있는 모든 소비자들이 월 수수료를 150달러만 낸다고 해도 1년이면 25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이 카드회사로 흘러간다. 크레딧 나쁜 소비자들은 크레딧을 요구하는 상품 구입이 어렵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발급되는 서브프라임 크레딧 카드에는 소비자들이 원치 않은 조건도 붙게 된다.
반대로 크레딧 점수가 높다면 연 멤버십 비용은 물론이고 신청비, 유지비를 내지 않는 크레딧 카드를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일부 고급 크레딧 카드를 연 수수료가 매우 높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여행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카드는 현금 리워드나 비행기 마일리지 또는 연간 여행 크레딧과 같은 리워드 혜택을 전혀 주지 않으면서도 비싼 연회비를 받고 있다.
서브프라임 카드사들은 비자나 매스터카드와 같은 주요 카드 네트웍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카드에 이들 이름을 사용하거나 카드에 이들 로고를 붙여 넣기도 한다. 하지만 발행은 제3의 회사가 맡는다.
■저학력 소비자들 대상 집중 홍보
많은 소비자들은 우편으로 오는 이같은 카드 발급 신청서를 통해 카드를 신청한다. 카드회사는 크레딧이 없는 소비자들에게 크레딧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고객들을 모은다. 2015년 ‘소비자 재정 보호국’의 소비자 크레딧 카드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카드회사들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나 영어를 못하는 소비자층, 또는 크레딧 카드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는 계층을 상대로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일반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언과 비교해 서브프라임 카드사가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가정에 발송한 우편물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전체 우편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크레딧 유니온이 2014년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소비자에게 보낸 메일은 회사 메일 전체의 30%였고 기타 발행사들 역시 45%에 그쳤다.
신용평가 회사 ‘트랜스 유니언’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크레딧 점수로 카드를 발급 받은 미국인들이 무려 1,6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시장규모는 매우 크다. 신용평가 회사들은 소비자들을 서브프라임으로 분류할 때는 크레딧 점수를 사용한다. ‘트랜스 유니온’은 ‘빈티지스코어’(VantageScore) 300~850점 중에서 300~600점을 서브프라임으로 분류한다.
■카드 한도 매우 낮아
‘너드월릿’은 이번 조사에서 이런 카드들은 소비자들에게 또다른 방법으로 불이익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브프라임 카드사들은 사용 가능한 크레딧 한계를 매우 낮게 책정한다. 고작 400달러 또는 500달러 정도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사용 한도 금액을 거의 모두 사용한다. 크레딧은 소비자들이 사용한 금액을 전체 사용 가능한 한계 금액과 비교해 산정한다. 이를 ‘크레딧 사용 비율’(credtit utilization)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서브프라인 크레딧 카드의 평균 사용비율은 94%에 달한다. 이는 평균 크레딧 점수 780점 이상인 소비자들의 11% 사용률에 비하면 대단히 큰 비율이다.
크레딧 평가 회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전체 사용 가능한 크레딧 한계의 30% 이하만 사용하라고 권한다. 이정도 수준이라면 크레딧 점수 평가 기준 중 ‘크레딧 사용 비율’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브프라임 카드를 발급받아 전체 크레딧 한계의 94%를 사용한다면 소비자의 크레딧 점수는 결코 좋게 나올 수 없다.
카드 발급 회사들이 홍보했던 것처럼 서브프라임 고객들이 카드를 발급 받으려고 하는 이유는 크레딧 카드를 이용해 크레딧 점수를 올리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사용 비율이 높아 결과적으로 점수를 올리는 효과를 내지 못한다.
모든 크레딧 점수를 계산할 때 신용평가 회사, 특히 FICO 점수는 소비자의 ‘크레딧 사용 비율’을 점수 평가때 15% 반영한다. FICO는 크레딧 위험도를 조사하는 회사 ‘페어 아이삭 코퍼레이션(Fair Issac Corporation)의 첫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융자회사들 역시 소비자의 크레딧 기록을 다른 방법으로 평가한다. ‘크레딧 믹스’ 즉, 크레딧 기록을 유지했던 기간, 사용하고 있는 크레딧 종류 등등을 따진다. ‘크레딧 믹스’는 점수 평가에서 10%의 비율을 차지한다. 또 페이먼트 기록은 35%, 최근에 개설한 새 크레딧은 10% 비율로 크레딧 점수가 평가된다.
■수수료 너무 높아 부담 가중
서브프라임 카드가 소비자에게 종종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지난 2015년 ‘소비자 재정 보호국’의 보고서는 서브프라임 카드사의 연회비 등 비용이 일반 카드 시장에서 제공하는 크레딧 카드보다 ‘심대한 수준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자가 사용하기 전에 카드에 일정 돈을 넣어 사용하는 담보 대출 카드(secured credt card)와 비교해서도 훨씬 더 비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 대출 카드는 일반 데빗 카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크레딧 카드 형식으로 분류돼 카드 소지자의 크레딧 점수를 쌓아 올리는데 도움을 준다. 서브프라임 카드의 경우 연 사용료가 크레딧 카드 사용 한계의 25%에 달하고 있으며 연 이자율 역시 30% 정도 또는 그 이상 되는 것도 있다고 너드월릿은 밝혔다.
반대로 담보 카드는 평균 연 수수료가 20달러도 되지 않으며 연 이자율도 20% 이하다. 따라서 서브프라임 카드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개인 재정 상담회사인 ‘매그니파이머니’의 닉 클레멘츠 대표는 조언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카드보다는 일반 은행, 크레딧 유니온이나 기타 주요 카드 발행업체의 크레딧 카드를 계속 신청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카드들은 사용료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들은 온라인으로도 실제 크레딧 조사 절차를 거치기 전에 카드를 발급해주는지의 여부를 확인해 준다. 카드 회사들이 신청자의 크레딧 등을 철저하게 점검하면 신청자의 크레딧 점수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점수가 좋지 않다면 카드 신청 전에 이들 웹사이트를 통해 먼저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신용도 검증 절차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점수가 소폭 깎여 나오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