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소유주 크레딧 점수 올리는데 큰 도움 준다
모기지 밸런스 시세보다 높으면‘깡통주택 전락’
주택소유주 대다수가 모기지 융자를 안고 있다.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매우 높기 때문에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일반적이다. 모기지 대출의 상환 기간은 15년~30년으로 장기간 대출을 갚아나가야 한다. 모기지 대출을 다 갚기 전까지는 진정한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 대출 상환을 꿈꾸며 매달 페이먼트를 납부한다.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모기지 대출을 조금이라도 빨리 상환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모기지 대출을 조기 상환한다고 해서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인터넷 재정 매체 ‘고우뱅킹레이츠’가 모기지 대출 보유에 따른 장단점을 구분해봤다.
■ 장점
◆ 크레딧 점수 개선에 도움
모기지 대출을 보유하면 크레딧 점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모기지 페이먼트를 매달 기한 내에 납부하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장점이다. 개인 크레딧 점수를 산출할 때 여러 형태의 신용 대출이 검토되는데 모기지 대출이 그중 하나다.
신용 대출 형태가 제한적이면 크레딧 점수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모기지 대출이 포함되면 크레딧 점수 산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출 기관 이노베이티브 파이낸셜의 디디 존스 매니징 디렉터는 “모기지 대출을 상환하면 신용 대출 형태가 단조로워지기 때문에 크레딧 점수가 하향 조정될 위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여분의 자금이 있다면 모기지 대출을 조기 상환하는데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크레딧 카드 대출을 우선 갚아나가는 것이 크레딧 점수 개선에 더 도움이 된다.
◆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 방지
모기지 대출을 조기 상환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칫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House Rich, Cash Poor)로 전락하기 쉽다. 모기지 페이먼트 ‘추가 납부, 격주 납부’ 노력으로 주택 순자산인 ‘에퀴티’(Equity) 비율이 높아질 수 있지만 주택 에퀴티는 현금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현금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 오히려 재정난에 처할 수 있다.
15년 만기 모기지 대출을 발급받거나 30년 만기의 경우 조기 상환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현명한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유 자금을 남기지 않고 모기지 대출 상환을 위해 보유 현금을 몽땅 써버리는 행위는 재정 위기를 초래한다.
재정 설계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항상 비상 자금을 보유하라는 것이다. 가구 내 소득원이 2명일 경우 최소 3개월치 생활비, 소득원이 1명이면 최소 6개월치 생활비를 비상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만일의 경우에 대비할 수 있다.
모기지 대출 조기 상환 대신 다른 곳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모기지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 투자 상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대출 상환을 위해 현금을 사용하는 것은 현명한 재정 관리법이 아니다.
◆ 세금 혜택
공화당 주도의 세제 개혁으로 모기지 대출 이자에 대한 세금 혜택이 축소됐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항목별 공제를 통해 세금 보고를 실시하는 납세자는 여전히 모기지 대출 이자에 대한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개정 세법에 따라 모기지 대출액 최고 75만 달러에 해당하는 이자에 대한 비용 공제 혜택은 여전히 유효하다.
개정 세법 초안에서 삭제됐던 2차 주택 모기지 이자 공제 규정이 수정안에서 가까스로 다시 포함됐다. 그러나 모기지 이자 총 공제액이 75만 달러로 축소되면서 2차 주택의 모기지 이자 공제액도 축소됐다. 1차 주택 구입 시 50만 달러의 모기지 대출을 발급받은 구입자가 2차 주택을 구입하면서 30만 달러를 추가 대출받을 경우 2차 주택 모기지 대출 금액 25만 달러에 대한 이자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단점
◆ 대출에 따른 이자 납부
모기지 대출을 조기 상환하려는 목적은 단 한 가지. 모기지 대출에 따른 이자를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한 것이 조기 상환의 가장 큰 목적이다.
모기지 대출을 갚아 나가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대출 이자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여러 모기지 조기 상환 방식 중 페이먼트 격주 납부의 예를 보면 조기 상환에 따른 이자액 절약폭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기지 페이먼트를 매달 한 번씩 내는 일반적인 납부 방식 대신 한 달 치 페이먼트를 2주에 나눠서 납부하면 한 달 치 모기지 페이먼트를 연간 26차례 납부하는 것과 동일하다.
1년에 한 달 치 페이먼트를 추가로 납부하는 셈으로 모기지 대출액이 20만 달러이고 이자율이 4.5%인 경우 격주 납부를 통해 만기까지 약 2만 8,037달러의 이자를 절약할 수 있고 만기도 30년에서 약 25.6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
◆ 은퇴 자금에 영향
은퇴 후에도 모기지 대출을 갚아야 하는 것만큼 재정적인 부담은 없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퇴직 후 고정 소득이 없이 연금에 의존해서 살아가야 하는데 매달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해야 한다면 재정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를 위해 평생 땀 흘려 모은 연금을 사용해야 할 경우 인출에 따른 세금과 은퇴 자금 고갈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무리한 주택 구입에 따른 신규 모기지 대출 발급을 자제하고 은퇴 전 모기지 대출을 상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 주택 시장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모기지 대출을 안고 있는 동안 몇 가지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한다. 주택 시장 침체로 주택 가격이 급락하면 보유 주택 시세보다 모기지 대출 규모가 더 많은 이른바 ‘깡통 주택’ 소유주로 전락하기 쉽다. 깡통 주택의 경우 처분 방식이 제한적이어서 보유 주택을 급히 팔아야 할 때 여러 가지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
변동 이자율로 모기지 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주는 이자율 상승 시기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해지기 쉽다. 이자율 상향 조정을 인해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이 급등하면 가계 재정 악화가 불가피하다.
<준 최 객원기자>
은퇴 전까지 모기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노후 재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