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3년6개월래 최저
수입물량 ·판매가격 조정 고민
3년6개월래 최저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에 민감한 한인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달러당 1,05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2014년 10월29일(1,047.3원)이후 최저였다. 4일 잠시 상승 움직임이 있었으나 5일 또 다시 하락 1,059.7원에 거래를 마쳐, 1,050원대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원화강세가 지속돼 향후 6개월래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에 민감한 업종에 종사하는 한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애틀랜타의 한인마켓, 식품업계 등 한국물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환율이 폭락하지 않는 한 당장은 기존의 수입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인마켓·식품업계
한국에서 대량의 식료품을 수입, 유통하고 있는 한인마켓과 식품업계에 있어 환율 변동은 큰 비상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국산 제품 의존도가 높은 업소들은 수익 구조상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에 접근한다면 수입원가 상승에 따라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뉴욕이나 LA 등 대도시 한인마켓에서는 수입 물량을 줄이거나 최악의 경우 가격인상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틀랜타 지역은 아직은 정중동 상태다. 아씨마트의 이성범 둘루스 지점장은 " 한국 등지에서 수입해 오는 상품들은 이미 1~2달전에 주문이 들어간 것들이기 때문에 최근 환율변동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인상이나 물량조정 등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물론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은 상부의 지침을 따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전·화장품 판매 업계
한인 가전제품 및 화장품 판매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치냉장고 및 한국화장품 등 한국에서 들여온 한국산 제품이 상당수 되기 때문. 특히 한국화장품 전문 판매 업체들은 유통 구조상 외상이 없어 한국산 제품 경우는 수입원가가 즉각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한인 화장품 판매업소 토니모리의 피터 조 매니저는 "한국 화장품들을 대량으로 직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환율의 영향이 크다"며 "현재 가격변동 및 수입 물량조정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타
정기적으로 한국에 송금하는 스와니 거주 안모 씨는 "매월 부모님 용돈을 위해 500달러 정도씩 송금하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할수록 실질적 수령액이 줄어들어 안타깝다"며 우울한 심정을 내비췄다.
이와 반대로 조지아텍을 다니고 있는 임모 씨는 "이번에 환율이 떨어지면서 부모님이 학비 등을 보내주실 때 부담이 줄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인락 기자
원화강세로 인한 수입원가 상승으로 한인 대형마트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둘루스 지역 한인마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