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가정문제연구소 2017년 상담통계
경제적 갈등이 가족간 폭력으로 비화
노인복지·마약 도박중독 이어 세번째
#결혼 5년차로 맞벌이를 하면서 딸(3) 하나를 둔 직장인 K모(35)씨. 직장생활 10년째로 회사에선 중견이지만 집에서는 아직도 ‘둘째 아이’일 뿐이다. 2남 중 차남인 K씨는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음에도 부모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K씨가 부모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활비의 대부분을 부모에게 의존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 급기야 K씨는 부모가 생활비를 중단하자 분을 참지 못해 소리를 지르며 주방 집기를 집어던지는 소동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결혼 후 남편의 시댁식구와 함께 살고 있는 며느리 L(38)모씨는 최근 시어머니를 폭행죄로 경찰에 신고했다. 사소한 문제로 시작된 싸움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서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시어머니로부터 뺨을 맞은 것. L씨는 이전에도 시어머니와 서로 머리채를 잡고 싸운 것을 아들이 겨우 말린 적이 있다.
한인가정의 가족간 불화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문제연구소(소장 레지나 김)가 27일 발표한 2017년 상담 통계에 따르면 가족간의 불화로 상담 받은 건수가 47건으로 일반 저소득층 노인 복지혜택 문의(278건)와 술, 마약 중독 상담(87건)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표 참조>
장기 불황으로 인해 결혼을 하고도 부모들에게 의존하는 자녀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가족 간 갈등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자녀들이 부모에게 생활비를 요구하는 등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이 언쟁이나 폭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가정문제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레지나 김 소장은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한해를 보내면서 부모에 의존하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경제적 지원으로 생긴 갈등은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가족들간 폭력 사태로 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문제발생 시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가정문제연구소는 올해 총 795건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조진우 기자>
■가정문제연구소 2017년 상담통계
순위 상담내용 횟수
1 저소득층 노인 복지혜택 278
2 마약, 알콜 및 도박중독 87
3 가족과의 불화 47
4 무료 건강보험 상담 40
5 배우자 외도 38
6 정신적 학대 36
7 정신질환 33
8 이민법률상담 31
9 육체적 학대 28
10 이혼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