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0명당 18명 죽기전 5년이상 간병 생활
메디칼 자금 고갈… 결국 전재산 병원비로 탕진
오바마케어를 철회하거나 개정하려는 연방 상원의 노력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을 압박하며 끝까지 건강보험법 대수술을 밀어 붙일 기세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 불통의 행보에 가장 우려섞인 시선으로 보내는 부류가 바로 장기 간병이 필요한 노인들이다. 미국의 장기 간병 보험에 대해 알아봤다.
메디케이드(캘리포니아는 메디칼)는 특히 모아둔 자금이 모두 고갈되어가는데 홈케어 또는 너싱홈에 가야만 하는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자원이다. 메디케어는 이런 장기 간병 비용은 지불해 주지 않는다.
또 장기 간병 비용은 너무 비싸 수십만달러를 가지고 있는 노인들조차도 결국에는 모든 돈을 다 병원비로 쓰고 죽는다.
메디케이드 기금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조달한다. 워싱턴의 ‘초당적 정책 센터’는 “베이비부머들이 롱텀케어 같은 서비스가 필요해지기 시작하는데 정작 주정부에스는 이들을 도와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롱텀케어 비용 비싸
지난 20여년 동안 장기 간병(롱텀케어) 보험이 주목을 받아 왔다. 당초 양로병원(nursing home) 비용만 지불해 줬지만 점차 원호 생활시설(assisted living) 또는 커뮤니티 보호 시설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연방 보건후생부의 멜리사 파브럴트 도시연구팀 연구원에 따르면 65세가 되는 사람 중 52%는 죽기 전 어느 시점에서 장기 간병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또 장기 간병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해 100명당 27명은 2년 이하의 장기 간병이 필요하고 100명중 14명은 5년 이상 간병 시설에 입원한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100명당 18명이 5년 이상 장기 간병이 필요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100명당 10명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보험을 가입하고 있다. 그런데 보험회사들이 장기 간병 보험에 대한 계산을 잘못해 요즘은 대부분 더 이상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판다고 해도 신규 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들의 보험료까지 크게 올리고 있다.
전국 장기간병보험협회에 따르면 예를 들어 60세 남성이 하루 250달러, 매년 3%씩 인플레이션에 따라 인상된 간병 비용을 3년간 지불해주고 첫 클레임을 할 때 대기 기간이 90일인 간병 보험에 가입하려면 연 3,355달러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여성은 돈을 더 내야 한다. 남성보다 간병 시설에 더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0세 남성과 동일한 조건의 보험에 가입한다면 60세 여성이 지불해야 하는 보험료는 연 4,470달러이다. 실제 장기 간병 보험금 신청 건수의 2/3는 여성이다.
부부의 경우는 보험 지불금을 공유하기 때문에 보험료는 낮은 편이다. 부부가 동일한 보험을 가입하려면 연 4,945달러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정도의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건강해야 가입
최근 연구 보고서를 보면 60~69세 보험 가입 신청자중 25%는 보험 가입이 거부된다. 또 70~79세의 신청자는 보험료를 많이 낸다고 해도 가입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장기 간병보험은 젊은 나이에 신청할수록 가입도 쉽고 보험료도 낮다.
사실 장기 간병 보험을 쓰게 될 것인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건강하게 살다가 죽을 수도 있다. 또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보험료를 차곡차곡 모아 증권 등에 투자해 돈을 모은 후 필요할 때 이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돈이 많아 장기 간병 비용을 지불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출 수도 있다.
간병 보험에 관해서는 보험 설계사들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빅토리아 코일의 어머니는 매달 장기 간병 보험료로 거의 10년간 월 500달러를 냈다. 보험료를 내기 위해 치과 보험도 가입하지 않았고 주택 수리도 연기했다.
자녀들이 간병 보험을 더 이상 들지 말라고 설득했지만 어머니는 듣지 않았다. 콜의 어머니는 75세에 2차례 심장마비로 장기 간병보험을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숨졌다. 지금 가족 중 누구도 장기 간병 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양로원 비용 상승
MIT의 ‘에이지 랩’ 리서치 프로그램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현재 65세 건강한 사람이 90대까지 살수 있는 가능성은 최소 40% 이상이다. 이로인해 남성 10명중 6명, 여성 10명중 8명은 장기 간병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장기 간병 비용은 만만치 않다. 이는 양로원에 들어가던 집에서 요양하던 비슷한 비용이 들어간다. 젠워스의 2015 장기 간병비용 연구에 따르면 양로원 독방 비용은 하루 250달러, 연 9만1,250달러이다. 2014년에 비해 4.17% 올랐다. 대도시 지역 비용은 더 올라가 뉴욕의 양로병원은 연간 18만2,500달러를 내야 한다.
성인 데이케어 비용도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하루 69달러 또는 연 2만5,185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 2014년에 비해 역시 5.94%가 증가했다. 이정도 비용이면 몸이 아파 눕는 중산층은 파산으로 내몰린다.
▲생명보험 옵션
장기 간병보험을 대신할 옵션이 있다. 생명보험에서 장기간병 베니핏을 제공한다. 장기 간병이 필요치 않으면 자식들에게 생명 보험금이 상속된다. 리서치 회사 ‘림마’에 따르면 이런 생명보험이 요즘 장기 간병보험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기간병 생명보험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중의 하나가 3~6년 동안 월 최대 금액을 지불해주는 상품이다. 물론 장기 간병 베니핏을 사용하지 않고 가입자가 숨지면 사망 보험금이 지불된다.
혜택을 집요양, 성인 데이케어, 어시스티드 리빙, 특히 어떤 경우에는 해외 양로원까지 커버되는 경우도 있다. 한가지 결점이라면 순수하게 생명보험만 가입했을 했을 때보다도 사망 보상금이 적다는 것이다.
뉴욕에서 시니어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버니 크룩은 “이런 상품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면서 “장기 간병이 필요한 50%중 한명이 되어 파산까지 이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 보다는 훨씬 좋다”고 말했다.
림라에 따르면 2014년 롱텀케어를 옵션으로 넣은 생명보험 9만4,000건이 판매 됐고 2013년보다 4%가 증가했다. ‘라이프 컨비네이션’이라고도 부르는 이런 종류의 생명보험이 장기 간병보험을 개체하고 있다. 아직 이런 상품이 전통 장기 간병 보험의 갭을 완전히 메워주지는 못하고 있다. 2014년 말까지 50만건의 라이프 컨비네이션 보험이 판매됐지만 장기 간병 보험은 대략 480만 건이다.
<김정섭 기자>
장기 간병보험의 필요성이 어느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자신에게 알맞은 장기 간병 대책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뉴욕 타임스 Lisa Haney 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