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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계곡에 발 담그고 금 캔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7-03 09:09:28

알프스,계곡,골드러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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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빙하 녹은 물에 금조각

빵 부스러기 크기에도 환호

전 세계 채취가들 대회도

 “생계 안돼… 일확천금 금물”

이탈리아는 ‘골드러시’란 말을 들었을 때 맨 처음 떠오르는 곳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수천년 동안 이탈리아 북서부 알프스 산기슭 피에몬트 지역 입구에 위치한 베르몽노 디 주비에나는 엘보강을 따라 흘러내리는 금을 찾아 모여드는 사금채취가, 골드패너(goldpanner)들에겐 매혹적인 곳으로 이름나 있다. 알프스의 고산빙하가 녹으면서 오랜 퇴적물에 섞여 흘러내리는 금 조각들을 품고 있는 이곳은 ‘이탈리아의 클론다이크’(캐나다 유콘강의 지류로 그 유역의 금광지대가 유명하다)라고도 불린다. 

이 지역의 골드러시는 지난 수세기동안 밀려왔다 밀려가는 부침을 되풀이 했다. 그런데 불황이 닥친 최근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이 지역 금 채취협회에 연락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골드러시가 리바이벌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엔 이탈리언 골드패닝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금 채취가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강물에 발을 담근 그들은 금 조각을 찾기 위해 납작한 패닝 접시에 물속 흙을 퍼 담은 후 모래와 자갈을 걸러냈다.

“어떤 사람들은 마치 A.T.M. 머신에서 돈을 인출하듯이 이곳에 오면 금을 찾는 줄 안다”고 챔피언십 대회를 주관하는 비엘라 골드패닝협회 설립자인 아르투로 라멜라는 말한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발견되는 금 조각의 대부분은 빵 부스러기 크기에 불과하다는 것.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린 아니까 헛된 꿈을 꾸지 않도록 설명해준다”는 그는 “날마다 금 채취를 나가는 은퇴자들도 있는데 성과는 하루 한 두 조각 정도”라면서 그게 봉급 대신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그렇긴 하지만 이 지역은 늘 금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꽤 높아 “아주 매력적인 강으로 꼽힌다”고 그는 덧붙였다.

엘보강은 이전에 노천 금광이었던 베사의 자연 저수지를 따라 흐르는데 그 금광은 기원전 1세기와 2세기 사이 약 100년 동안 고대의 최대 금광이었다고 베사 금광지대 박물관의 알도 로체티 관장도 설명한다. 그에 의하면 당시 로마제국의 정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막강한 군대와 무기의 자금을 댄 바로 이곳의 금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금 채취 챔피언십이 열리는 경기장은 ‘빅티뮬라’라고 불리는 곳인데 로마에 의해 정복당한 후 고대 금광에서 노예로 일했던 고대인들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첫 번째 대회는 1978년 핀란드에서 열렸으며 세계 챔피언십은 오는 8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미 여러 차례 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는 영국인 제임스 리넷은 자신이 그동안 채취한 다양한 크기의 금 조각들을 보여주며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는 이중 일부를 녹여 약혼자에게 결혼 때 줄 반지를 만들 생각이다. 채취한 금을 녹여 반지로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은 골드패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리넷은 미국과 영국의 TV 리얼리티쇼가 금 채취의 전망이 좋은 것처럼 부풀려 방영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강 속에서 몇 온스의 금을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실제의 금 채취는 힘든 노동과 한없는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한 두 개의 작은 조각을 찾는다면 운 좋은 날이지요”

요즘의 금 채취는 그래서 대부분 취미다. 그러나 오래 전 금맥이 풍부한 알프스 계곡의 탄광에 강제로 동원되어 일하던 광부들에겐 고역이었다. 20세기 중반까지도 지하 금광에선 납과 청산가리를 사용해 금을 추출해냈는데 너무 많은 광부들이 “짐승처럼 일하다” 탄폐증 등으로 사망해 이곳은 “과부와 고아들의 계곡으로 불렸다”고 방문객을 받는 과이아 금광의 리카르도 보소네는 말했다.

순익에 비해 인건비가 너무 높아 그 후 모든 금광은 폐광되었다. “몬테로사에는 아프리카에 보다 더 많은 금이 묻혀 있지요. 그러나 경비와 환경법 때문에 더 이상 채굴을 안합니다”라고 로체티 관장은 말했다.

요즘 이탈리아의 금 채취는 대부분 피에몬테, 롬바르디, 아오스타 밸리 등의 강에서 이루어진다. 이 지역 관련법은 하루 최대 채취량을 5그램으로 한정하고 있다.

“제발, 그 정도라도! 실제로는 서너그램 이상은 찾기도 힘들다”고 챔피언십 대회를 이탈리아에 유치한 기세페 피피노는 고개를 흔들었다.

한 이탈리아인은 지난 1200년 동안 이곳에서 찾은 금 덩어리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49.7그램의 금덩어리를 찾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몰려들까 두려워 찾은 장소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법도 엄격해 피에몬트에선 기계를 동원한 채취는 금하고 있다. 그러나 안개가 짙어지는 시즌에는 기계로 강바닥에 커다란 구멍을 뚫고 대대적인 금 찾기에 나서는 사람도 없지 않다. “우린 매너를 갖춘 올드타이머들에게서 채취방법을 배웠다”면서 라멜라는 자연에 대한 기본 예의조차 못 갖춘 사람들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금 채취는 재미이고 취미입니다. 내 주위를 흐르는 강물소리를 들으며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취미이며 일종의 명상이기도 하지요” 가능한 한 오래도록 강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금 채취자이자 지질학자인 지오르지오 보그니는 말했다.

“상당히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가면 아내가 한 두 개의 금 부스러기를 힐끗 보고는 묻습니다 - ‘그게 전부야?’ 그래도 난 행복합니다” 

알프스 계곡에 발 담그고 금 캔다
알프스 계곡에 발 담그고 금 캔다

스위스에서 온 사금 채취 베테랑들인 말리제 루에디와 남편 윌리가 엘보강에서 금을 채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영국에서 온 제임스 리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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