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중국에서 미국인이 살아가는 방법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5-12 10:10:10

중국,미국인,살아가는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새로운 국제 문화의 중심지 되는 선전

세상의 모든 물건을 만들어 내는 도시

‘프랭키스’에 가보았는가? 중국에 있는 미국이다. 바니시가 칠해진 매대가 가게 내부를 가로지르고, 오크 나무로 만들어진 팻말이 뒤편의 흡연실을 가리키고 있다. 벽돌 벽에는 맥주회사 로고들과, 액자에는 추억을 자아내는 사진들이 잔뜩 붙어 있다. 20대들이 닭날개를 먹으며 키가 큰 테이블 사이를 어슬렁거린다. 다른 많은 술집에서도 보았듯 사내가 빈 의자들 사이에 앉아 있다. 카운터 아래의 못에 코트를 걸고, 와인 한 잔을 가져다 놓고 양초를 바라보고 있다. 어둑한 천정의 조명이 칠판에 써진 맥주 목록을 비추고 있다. 10여 종류의 술 이름이 적혀 있다. 

그 중에는 ‘기네스’도 있었고, 캔사스 시티에서 만든 ‘탱크 7 팜하우스 에일’도 있다. ‘탱크 7 팜하우스 에일’은 독하다. 도수가 8.5도나 되기 때문에 1~1.5 리터 이상 마시면 바텐더도 주의를 줄 것이다. 그러나 ‘프랭키스’에서 자랑하는 치즈버거와 함께 먹으면 괜찮다. 손으로 빚은 거대한 패티가 건강에 좋은 치즈 덩어리 위에 얹혀져, 빵 사이에 끼워져 나온다.  

전문적으로 요리를 평가하는 어떤 매체에 따르면 “이 도시 최고의 버거다! 지방과 고기의 비율이 최적이다!” 치즈버거가 아닌, 이 가게 특유의 분위기에 초점을 맞춘 리뷰도 있다. “내가 그리워하던 남부식 분위기.” “프랭키스에 오면 고향에 온 것 같다.” 여기서 고향은 미국을 말한다. 그리고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다. 프라이드 치킨 냄새 물씬 나는 이 미국 남부식 가게는 다름 아닌 중국의 선전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가게는 선전에 거주하는 외국인 사회의 명실상부한 중심지에 있다. 

프랭키스는 조시 비스마노브스키 같은 이들의 단골집이기도 하다. 비스마노브스키는 샌 프란시스코 베이 에이리어의 토박이다. 그는 화면 속 알프스 시냇가에다가 전선으로 연결된 플라스틱제 게임용 산탄총을 이리저리 겨누고 있었다. 그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홱 돌리자 수북한 갈색 곱슬머리가 출렁거렸다. 

그는 플라스틱 총열덮개를 제치고 총을 쐈다. 그의 총탄은 명중했다. 그러나 쏴서는 안 되는 동물에게 맞았다. 팝업 식 대화상자에 경고 메시지가 떴다. “소를 쏘면 안 됩니다!” 게임은 그렇게 끝이 났다.

게임이 끝난 그는 맥주잔을 비우고,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밤 공기는 따뜻했고, 태풍이 몰고 온 폭우가 도시를 3일째 물청소하고 있었다. 프랭키스 앞에는 유리로 된 차양이 있었다. 그래서 그 아래 있으면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수입산 일제 담배를 꺼내는 비스마노브스키의 시선은 홍콩을 향하고 있었다. 유명한 기하학적인 스카이라인이 있는 홍콩의 도심이 아닌, 교외 지역을 말이다. 녹색의 마이 포 습지대와 음산한 분위기의 록 마 차우가 보인다. 이곳들은 중국 정부가 ‘문화적 무정부 상태’인 홍콩과 ‘깨끗한’ 본토를 분리하기 위해 세운 완충지대다.

프랭키스 바 앤 그릴이 위치한 광동 성(省) 선전 시(市) 푸티안 구(區) 귀후아 로(路)는 엄연히 중국 본토다. 그리고 이 가게는 자유무역지대에서 약 15m 정도 떨어져 있다. 프랭키스의 가게 앞면은 좁고, 녹색으로 빛나는 간판이 없다면 그 옆의 창고 건물들과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이 가게는 트랙터 크레일러들이 잔뜩 주차해 있는 거리 맨 끝에 있다. 그러나 5년 전에 문을 연 이 가게가 급변하는 선전 시에서 제일 가 볼만한 술집이라는 데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곳의 시간은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흐른다. 지난 1980년 등소평은 목가적인 시골 마을에 불과했던 선전 시를 경제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경제특구는 서구 기업들이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장소다. 그리고 경제특구는 성공했다. 그 2년 전인 1978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은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그러나 무역 진흥 정책, 저렴한 숙련 노동력에 매료된 전 세계의 기업인들은 선전으로 공장을 차리러 몰려왔다. 경제특구 지정 전, 선전 시의 인구는 3만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의 인구는 1000만 명이 넘는다. 선전 시의 항구는 중국에서 제일 바쁜 항구다. 사실 이것은 이전에도 잘 알려진 바다. 선전에서는 아이폰을 비롯해 만들지 않는 제품이 없다. 그러나 여기서는 중국의 기술을 다루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생활을 다룰 것이다.

2013년 현재 선전 시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은 22,000명에 달한다. 그리고 매년 이 도시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8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의 출신성분은 다양하다. 집까지 구입해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제조업계의 베테랑, 드높은 열정과 약간의 담보금만 가지고 비행기에서 막 내린 신생기업 사장, 첨단과학기술에 대해서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를 만큼 무식한 영어 교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과의 접촉을 원하기에,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하고 있는 이 도시에 매료되어 모인 이 지극히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은 사업과는 거리가 먼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혁신적인 변화다. 더워진 바다가 태풍을 키워내듯이, 인류의 불가피한 진보는 국경을 지우고 있다. 변화는 폭풍처럼 격하고, 선전은 미개척지다. 전 세계의 모습을 바꾸는 변화는 이곳 선전에서 가장 극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10억 명이 넘는 국민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할 수 없게 하는 강력한 정부를 가진 중국. 그러나 그 본토에 서구의 경제와 인력, 문화가 침공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얼마 전 미국 대선 때 터져 나온 격렬한 반 세계화 구호조차도 말이다.

물론 변화로 인한 고통도 크다. 그러나 이 혼란이 지나가고 나면 어떤 것이 성장할지가 벌써 보이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해리스 뉴욕 바(프랑스 파리에 있는 바 이름)에서 고국을 떠나 온 외국인들이 압생뜨(쓴 쑥으로 만든 초록빛 술)를 들이킨 이후, 가장 강력한 문화적 힘을 가진 외국인들이 바로 선전의 외국인 사회다. 해리스 뉴욕 바의 외국인들 역시 힘든 경제적 여건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파리에 와, 변화의 에너지를 제어해 미술, 문학, 음악 등을 만들었다. 

선전의 거리를 걸으면 국경 없는 세상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해리스 뉴욕 바 시절과 같은 인물들이 보일 것이다. 꿈을 쫓는 사업가들, 영감을 추구하는 미술가들, 몰락한 상류층들, 자아를 탐구하며 방황하는 이들. 물론 아직 이들 중에 선전판 헤밍웨이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 외국인들의 실험 정신, 그리고 세상의 어떤 것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는 이 환경 속에서 선전판 헤밍웨이의 싹은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우리가 선전판 헤밍웨이를 찾지 못한 이유는, 그런 사람은 책을 만들 거라고 선입견을 가진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펜 대신 땜납과 전선을 붙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이나 시가 아닌 전자기기와 앱에 마음을 빼앗긴다. 전 세계에서 온 창의 인재들이 모인 이 곳은 기존의 미술 중심지가 아니라, 이제 막 커나가는 글로벌 경제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중국에서 미국인이 살아가는 방법
중국에서 미국인이 살아가는 방법

‘시장’으로 알려진 SEG 전자광장 내에는 없는 전자제품이 없을 정도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델타항공 역대급 2분기 매출에도 순익은 감소
델타항공 역대급 2분기 매출에도 순익은 감소

유가급등으로 순익 감소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Delta Air Lines Inc., DAL)이 지난 금요일, 2분기 순이익으로 1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델타항공은

뷸라하이츠대 둘루스 캠퍼스 11일 오픈하우스
뷸라하이츠대 둘루스 캠퍼스 11일 오픈하우스

11일 오전 10시-12시 뷸라하이츠대학교 둘루스 캠퍼스 오픈하우스가 11일 오전 10시-12시 열린다.행사에서는 학교/프로그램 소개 및 교수진과 스태프를 만날 수 있다. 가을학기

메가밀리언, 파워볼 당첨금 합계 10억 돌파
메가밀리언, 파워볼 당첨금 합계 10억 돌파

5000달러 이상 담첨금 소득세 공제 애틀랜타 지역 복권 광고판을 보며 최근 잭팟 금액이 계속 치솟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이는 지난 수개월 동안 메가밀리언과 파워볼의

선거 감사 결과, 수기 투표지 오류 확인돼
선거 감사 결과, 수기 투표지 오류 확인돼

기계식 투표지 100% 정확해 조지아주 선거 당국이 지난 6월 16일 실시된 결선 투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에서 수기로 작성된 투표지와 기계로 작성된 투표지 사

기아, 화재 위험에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
기아, 화재 위험에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

"리콜수리 완료될 때까지 대상차량 야외 주차해야"기아, '올 뉴 텔루라이드'[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아가 화재 위험 때문에 북미 시장에서 판매한 텔루라이드

몽고메리 현대차공장 직원 총격 피습
몽고메리 현대차공장 직원 총격 피습

교대중 직원 주차장서 피격 몽고메리 경찰은 8일 밤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 외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수사 중이다.몽고메리 경찰국 대변인 제임스 도지어(James Dozier) 경

〈포토뉴스〉총영사관,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와 간담회
〈포토뉴스〉총영사관, 애틀랜타 한인노인회와 간담회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은 9일 도라빌 강남일식에서 애틀랜타 한인노인회(회장 채경석) 임원진과 간담회를 갖고 한인노인회의 주요 활동 현황을 청취하고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

조지아 주민 연간 차량 유지비 5,014불…전국 9위
조지아 주민 연간 차량 유지비 5,014불…전국 9위

▪전국 주별 자동차 유지비 순위할부금 제외 전국평균 4,507불NV 가장 비싸고 NH 제일 저렴 상위 15개 주 중 남부 7개 주 남부지방이 상대적으로 자동차 유지비가 높은 것으로

진료비 공개 규정 위반 조지아 병원 16곳 적발
진료비 공개 규정 위반 조지아 병원 16곳 적발

메트로 애틀랜타 3개 병원 포함경고∙시정계획제출 등 행정조치  조지아 병원 16곳이 연방정부로부터  진료비 공개 규정 위반 혐의로 행정조치를 받았다.애틀랜타 뉴스 퍼스트(ANF)

한인 시민권자‘ 한국 장기체류’ 늘었다
한인 시민권자‘ 한국 장기체류’ 늘었다

작년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 5000명 달해비자연장 무제한 합법적 거주 가능65세이상 복수국적신청 수요 증가도 원인거소신고증 통해 부동산·금융 거래도 가능   한국에 90일 이상 장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