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날 것의 다큐멘터리… 믿고 가는 페루 시장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3-31 10:22:54

다큐멘터리,페루,시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한 나라를 공감각적으로 이해하는 바로미터는 시장이다. 그곳엔 훈제되지 않은 날 것의 인생 다큐멘터리가 종횡무진 펼쳐진다.

페루 도시를 넘나들 때마다 시장에 쓱 몸을 밀어 넣으며 중얼댔다지. “아, 살아 있어 참 다행이야!”

시장을 탐하며 그렇게 페루에 길들여졌다.

➊ 성스러운 계곡 속 잉카 우주, 친체로 시장

쿠스코(Cusco)를 베이스캠프로 여행자들을 불러들이는 범주는 크게 마추픽추와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 그 중 성스러운 계곡 인근엔 전통시장인 피삭(Pisac)과 친체로(Chinchero)가 명성을 날리고 있다. 보다 ‘로컬스럽다’고 하는 후자를 찾아봤다.

친체로는 인근 언덕에 기거하는 잉카의 후예들이 전통복장을 입고 장사하는 주3일제 시장이다. 화ㆍ목ㆍ일요일이 그날이다. 여행자의 동선을 꼭 맞춘 듯하다. 주차장에서 언덕 위 교회까지 여행자의 발길이 잦은 길목엔 어김없이 기념품용 핸드메이드 아이템, 그 뒤편엔 생필품 관련 아이템과 먹거리 판매가 이어진다.

특이한 점은 여전히 옛 풍습에 따라 물물 교환(trueco)도 한다는 것이다. 고로 배낭 속에 묵혀온(?) 옷가지를 몽땅 싸들고 왔다. 결론은? 눈치만 보다 교환엔 실패. 사이즈, 스타일에 맞는 주인을 찾느라 졸지에 산타요, 스타일리스트가 된 기분이었다. 그나저나 새초롬한 그 소녀는 블랙 스키니 팬츠를 잘입고 있으려나, 아니면 재판매했으려나.

➋ 불운까지 막아주는 ‘페루표 광장시장’ 치클라요 시장

대체로 한 번 들어가면 같은 길로 빠져나올 수 없는 문어발식 시장. 허브 가게를 지나면 주스가게가 나오고 생고기집을 구경하면 해산물 맛집, 뒤이어 수선집이 나온다. 여행자의 큰 수혜라면 전문 수선집에서 닳은 신발 밑창이나 해진 가방 끈, 늘어난 바지 허리 모두 재봉사가 속전속결 수선해준다는 점. 다들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팁을 주자면, 직접 옷감을 사다가 지갑을 만들어달라 하면 디자이너로서 아이디어까지 더해 만들어준다.

최고는 시장 남서쪽에 있는 주술사 코너(Mercado de brujos)다. 온갖 부적과 강장제용 물약, 동물 껍질과 뼈 등 ‘넘사벽’ 세계의 호기심을 툭 건드린다. 무엇보다 이방인에게 인심을 퍼주고 사진 포즈를 취하는 등 우리네 정과 살가움이 응집해 있다. 시장이 가진 ‘온기’라는 말, 여기서 이해했다.

<1면서 계속>

➌ 카오스 앞에 무장해제, 리마 시장

리마는 가만히 있어도 움직이는 듯한 요람의 도시다. 동시에 남미 수도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몸이 움츠러드는 도시다. 해질녘 여는 리마의 최대 수산 시장(Terminal Pesquero de Villa Maria del Triunfo)으로 진격하기를 망설인 것도 그 때문. 대신 중앙 광장(Plaza de Armas)에서 다섯 블록 떨어진 이 빌딩형 시장이 위로가 된다. 특히 시장 내 식당은 리마 지역색이 드러난 파라다이스. 대체로 해산물 메뉴로 무장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쓴 전략은 이거다. 첫째, 손님이 많은 곳에 궁둥이 붙이기. 둘째, 각자 맘에 드는 식당을 골라 먹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따로따로 미식의 즐거움에 빠졌다. 빌딩을 둘러싼 외곽 아우라도 일품이다. 휘황찬란 파티용품 파는 가게, 군것질을 파는 행상인, 반나체로 일관한 인디오 공연과 차이나타운까지 숨 넘어갈 듯 연결된다.

“아, 환장할 것 같은 카오스로구먼!”

➍ 외국인 천지 속 현지인 맞춤형, 쿠스코 시장

지난해 4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한 페루에서, 쿠스코 숙소엔 남아도는 방도 많고, 정통 프랑스식 케이크를 맛볼 기회도 잦다. 왠지 이방인에게 제자리를 물려준 듯한 쿠스코. 쿠스코 로컬의 힘은 바로 산 페드로 시장이다. 시장 전방 100m부터 치열한 ‘판매 배틀’이 붙는다. 서서, 앉아서, 걸어 다니며….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상인이 손님보다 많다고 느껴질 정도. 그리 크지 않은 단층 시장은 기념품 구매부터 소액으로 즐기는 식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시장 밖은 동네 소식을 즉각 알려주는 호외(號外)격. 축제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꽃과 장식품으로 그날의 돗자리가 깔린다. 다만, 가죽 벗겨진 당나귀 머리, 숯불에 구운 꾸이(cuy, 기니피그 요리) 등을 스치면, 페루 문화를 너무 깊이 알아버렸다는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➎136년 쌓기의 기술, 아레키파 시장

화이트 도시로 알려진 아레키파의 제법 모던한 시장. 이래봬도 그 명맥을 이어온 지 올해 136년째다. 결벽증 환자도 쌍수를 들 만큼 쾌적한 환경이 최고의 자랑거리. 복도식 복층구조의 1층은 판매처, 2층은 식당이다. 2층에서 식사 후 페루인의 일상을 내려다보다가 1층에서 테이크아웃 한 생과일주스를 쪽쪽 빨아 마시면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관광 코스가 된다. 무 자르듯 섹션을 나눈 주도면밀함 가운데 화룡점정을 찍는 건 다단계식 과일 코너. 이렇다 할 도구 없이 열과 행을 맞춰 쌓아 올린 모습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이곳을 훑으면 페루의 문화를 꿰뚫어보는 천리안이 된다. 이탈리아 요리 전문 저자인 클리포드 라이트(Clifford A. Wright)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 “요리는 문화의 방증이다(Cuisine is the result of culture).”라고.

강미승 여행칼럼니스트

날 것의 다큐멘터리… 믿고 가는 페루 시장
날 것의 다큐멘터리… 믿고 가는 페루 시장

내가 앉은 자리가 곧 숍이요. 여행자의 발길이 잦은 명당엔 핸드메이드 기념품 꽃밭.

날 것의 다큐멘터리… 믿고 가는 페루 시장
날 것의 다큐멘터리… 믿고 가는 페루 시장

페루 시장에서 지름신이 강림하는 이유는 제법 많다.

날 것의 다큐멘터리… 믿고 가는 페루 시장
날 것의 다큐멘터리… 믿고 가는 페루 시장

2층은 한눈에 페루인의 일상을 훔쳐보는 명당이다.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조지아 민주당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까
조지아 민주당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까

바텀스 '생활비 해결' 최우선 과제극단주의 배제, 중도실용노선 천명 지난 3일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에서 24년간 이어져 온 공화당의 아성이 완전히 무너지고 민주당의 주지사 탈환,

조지아 예비비 반토막, 바텀스 공약 추진 '빨간불'
조지아 예비비 반토막, 바텀스 공약 추진 '빨간불'

공화당 돈 잔치, 165→87억 달러로 줄어바텀스 핵심 공약 이행에 자금 부족해 주지사 선거와 주 의회 선거에서 거둔 승리로 민주당의 오랜 숙원 과제들은 오는 1월 새로운 활력을

귀넷카운티, 홈스테드 감면안 압도적 가결
귀넷카운티, 홈스테드 감면안 압도적 가결

스쿨택스 면제 장애군인, 교직원까지 귀넷카운티 주민들이 이번 주 세금 경감을 위한 두 건의 홈스테드 감면 주민투표를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키며 재산세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이번

C Land Realty, 조지아 부동산 전문 교육기관 CRI 설립
C Land Realty, 조지아 부동산 전문 교육기관 CRI 설립

전문 인력 양성, 스티븐 리 대표 강의 C Land Realty가 뉴저지에서 5년 이상 운영해 온 부동산 전문 교육기관 CRI(C Land Research Institute)의 교

30년 장인의 수작업으로 피어나는 '반지 위의 정원'
30년 장인의 수작업으로 피어나는 '반지 위의 정원'

한국 '행복귀금속' 뿌리 둔 맞춤 주얼리 스튜디오애틀랜타 '루터스 다이아몬즈' 10년째 명맥 1994년 한국 '행복귀금속'에서 출발한 가족 주얼리 하우스 '루터스 다이아몬즈(Lut

시온마켓, 5-11일 보령 우수농수산물 특판전
시온마켓, 5-11일 보령 우수농수산물 특판전

5일-11일 7일간 특판전 시온마켓 둘루스점이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한국 보령시 특산품 연례 홍보판촉전인 ‘2023 만세보령 우수농수산물 홍보특판전’을 성황리에 개최하고 있다

미쉘 강 당선자 선거운동 감사파티 성황
미쉘 강 당선자 선거운동 감사파티 성황

"삶이 나아지도록 정성 담아 의정활동"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 하원 99지역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미쉘 강 주하원의원 당선자의 선거운동 감사파티가 5일 저녁 둘루스

귀넷 카운티,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행사
귀넷 카운티,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행사

7일 귀넷 페어그아운드전자제품 ∙ 폐타이어 등  귀넷 카운티가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행사를 개최한다.토요일인 7일 귀넷 카운티 페어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규모 재활용품 수거

자이언트 판다 ‘핑핑∙푸솽', 오늘 일반 공개
자이언트 판다 ‘핑핑∙푸솽', 오늘 일반 공개

한달 간 검역·적응 기간 거쳐 600만불 들여 새 보금자리도  2년 만에 애틀랜타 동물원에 돌라온 자이언트 판다 핑핑과 푸솽이 6일 일반 관람객들에게 처음 공개된다.애틀랜타 동물원

대한항공, USA투데이‘10베스트 어워즈’3관왕
대한항공, USA투데이‘10베스트 어워즈’3관왕

비즈니스 및 일등석에기내식·객실승무원도 대한항공은 유력 종합일간지 USA투데이가 주관하는 ‘2026년 10베스트 리더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3관왕에 올랐다고 5일 밝혔다. 대한항공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