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보다 오전에…
평일 저녁 7~8시경 이용
그로서리 샤핑을 하며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다. 간단하게 2~3가지가 필요해서 마켓에 들렀는데 나올 때는 10개 이상의 뭔가를 사서 나온 경험 말이다. 또 있다. 붐비지 않는 시간에 쾌적하게 장보기를 마치려고 했는데 사람에 치이고, 물건은 동이 났고, 신선하지도 않아 화가 났던 경험도 있다.
위의 두 가지 경험을 겪게 된 공통된 이유는 ‘타이밍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이다. 매번 하는 장보기를 최고의 타이밍을 선택할 수 있는 비법과 최악의 타이밍을 피할 수 있는 비결을 공개한다.
▦‘세일즈 위크’부터 찾아보라
신문이나 인터넷은 각종 세일 정보가 넘쳐난다. 장보기 골든 타임의 시작은 세일즈 위크 시점을 찾는데서 비롯된다. 마켓에 따라 매주 수요일에 그 다음 일주일 동안 진행할 세일을 시작하는 곳이 있다. 또는 일요일이나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곳도 있으니 주의 깊게 주변 마켓들의 세일 패턴을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다.
즉, 자주 다니는 마켓이나 사려고 하는 물건이 있는 마트의 세일이 언제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이뤄지는지 관찰해서 샤핑 타이밍을 잡는 것이 한 방법이다. 한 가지 팁으로 진열대에서 사려고 하는 품목을 찾지 못했는데 세일 중이라면 고객센터를 찾아가 나중에 재고가 들어오면 세일 가격에 살 수 있도록 우선 인정해주는 ‘레인 체크’(rain check)를 달라고 하면 된다.
▦매니저에게 직접 확인해라
품목별로 가장 신선한 타이밍이 다를 수 있다. 이때는 품목별 매니저에게 물어보면 된다. 로메인과 케일은 언제 채워지는지, 우유와 계란은 몇 시 쯤 입고되는지 등등을 질문하면 대부분은 기분 좋게 대답해줄 것이다.
육류를 예로 들어도 마찬가지다.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정 시일이 임박하면 싸게 처분할 때가 있다. 마켓 전문가들이 경험적으로 제시하는 시간대는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로 이 시간 즈음에 장을 보고 있다면 좋은 가격에 육류를 구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진열대가 채워지는 시간을 파악하라
재고가 소진돼 진열대가 텅 비지 않는 한 가장 좋은 장보기 시간대는 오전 시간이나 이른 오후다. 대부분의 채소 등이 이 시간을 즈음해 채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캔으로 된 식품류나 가공공장을 통해 생산되는 것들은 손님이 뜸해지고 문을 닫을 저녁 시간대에 채워지기도 한다.
따라서 올개닉 딸기처럼 금방 매진되는 신선식품 등을 구입하기에 이때가 제격이고 신선한 육류나 해산물도 오전 시간이나 이른 오후가 공략할 적기이다.
▦주중 저녁에 식사를 마친 뒤
평일 저녁에 디너를 마친 뒤 오후 7~8시경에 마켓을 가면 오전 시간대나 이른 오후에 비해서는 분명 물건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간대에 누릴 수 있는 특혜는 마켓을 거의 혼자 이용하는 것처럼 손님이 드문 가운데 여유 있게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저녁 식사를 한 뒤 속이 든든한 가운데 나선 샤핑이기 때문에 배가 고픈 상태에서 저지르기 쉬운 대표적인 실수인 충동구매 욕구를 없앨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주말 오후 시간대는 최악이다
경쟁자인 소비자들이 쉴 때 마켓은 당연히 가장 붐빈다. 복도는 사람과 카트로 북적이고, 계산대 줄은 끝이 없으며, 짜증이 몰려온다. 이런 시간대가 대표적으로 주말 오후다.
특히 일요일 정오 즈음은 늦잠 자고 난 사람, 교회 다녀온 사람, 놀러 떠나는 사람들로 마트가 북새통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주말이 안 좋은 이유는 이런저런 시위를 하는 사람들로 마트까지 가는 길이 평소보다 막히고 마트 안은 내가 관심도 없는 식품을 시식해 보라는 직원들까지 가세해 복잡함을 더한다. 이런 판촉 직원들은 무료로 시식하게 하면서 환하게 웃어주기 때문에 내 카트 안에 계획에도 없던 크래커와 디핑 소스, 프레첼 브레드 또는 쿠키 등이 담긴 경우도 많다.
그래서 주중에 바빠 어쩔 수 없이 주말에 장을 봐야 한다면 그나마 오전 시간이 낫다. 아직 늦잠들에 빠져 있을 때 샤핑에 나선다면 오후처럼 붐비지도 않고 좀 더 나은 품질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트를 완성한 뒤 마켓으로 가라
샤핑 리스트를 작성해야 되는 이유는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뿐 아니라 좋은 타이밍을 잘 활용하기 위한 목적까지 있다.
일주일치 식단을 정리한 리스트를 결정하고 품목이 리스트로 완성되면 리스트에 맞게 장을 봐야 한다. 이 리스트가 없으면 부족한 것을 모르고 물건을 고르거나, 필요 없는 것을 사서 예산까지 위협하게 된다.
리스트가 정해졌다고 성급하게 마켓 순찰을 끝내면 분명히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리스트에 있는 품목이니 그걸 골랐다는 것인데 사실 알고 보니 다른 진열대에 더 나은 품질에, 더 좋은 가격의 품목이 있을 수도 있게 마련이다.
리스트 작성이 혼자 힘으로 어려우면 도움을 줄 공짜 스마트폰 앱이 많다. ‘집리스트’(ZipList)는 레시피 위주로 샤핑 리스트를 고를 수 있게 도와주고, ‘리멤버더밀크’(RememberTheMilk)는 간편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류정일 기자>
그로서리 샤핑의 기본에는 계획, 예산 이외에 타이밍도 중요하게 꼽힌다. 가장 좋은 타이밍에 장보기를 할 수 있다면 계획과 예산을 지키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도 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