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이민 서비스국
H-1B 및 L-1·O-1 비자
기존의 승인 인정하는
‘심사 존중’폐지 예고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이미 승인한 취업비자라도 연장 신청 때는 기존 심사 결과를 원칙적으로 존중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한인 전문직 종사자와 고용주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동일한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외국인 근로자도 비자 연장 과정에서 자격 요건을 다시 엄격하게 심사받을 수 있게 된다.
연방 국토안보부(DHS)가 지난달 연방 관보에 게재한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USCIS는 비이민 취업비자 연장 심사에서 과거 승인 결정을 존중하도록 규정한 연방규정 8 CFR 214.1(c)(5)를 삭제할 계획이다. 현행 규정은 고용주와 외국인 근로자가 동일하고 비자 신청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에도 변화가 없다면, 이민국 심사관이 과거 승인 당시의 자격 판단을 원칙적으로 존중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전 심사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거나, 신청자의 고용 조건에 중요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자격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정보가 확인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기존 승인 판단과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확정되면 심사관은 과거 승인 결정을 존중해야 할 의무에서 벗어나 연장 신청 때마다 관련 자격 요건과 증빙자료를 새롭게 검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취업비자 연장 신청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의 행정적·법률적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개정안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비이민 취업비자 청원서인 I-129를 이용하는 신청이다. 대표적으로 전문직 취업비자 H-1B, 주재원 비자 L-1, 특기자 비자 O-1 등의 연장 신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인 기업이 이미 H-1B 승인을 받아 고용하고 있는 직원의 비자를 연장할 경우, 현재는 회사와 직무, 고용 조건 등에 중대한 변화가 없다면 이전 승인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심사관은 해당 직무가 전문직에 해당하는지, 신청자가 필요한 학력과 경력을 갖췄는지, 고용 조건이 비자 요건에 부합하는지 등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 주재원 비자 L-1이나 특기자 비자 O-1 역시 기존 승인 사실만으로 연장 심사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이 과거 승인을 무효화하거나 모든 연장 신청을 자동으로 거부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심사관은 이전 승인 기록을 참고할 수 있지만 이를 원칙적으로 존중해야 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이다. 또한 이번 규정안은 영주권 신청서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I-129 비이민 취업비자 청원 심사에 관한 것이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개정의 목적이 이민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고 미국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승인을 존중하는 규정이 신청자에게 부여된 자격 입증 책임을 사실상 이민국으로 이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안보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국토안보부 스스로도 규정 변경에 따른 심사 지연과 추가서류 제출 요구 증가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연방 관보에 게재된 규정 개정안의 영향 분석에 따르면, 기존 승인 존중 원칙이 폐지될 경우 연간 약 6,044건의 추가 증빙서류 요청(RFE)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 20만8,429건의 신청 가운데 추가로 2.9%에 해당하는 신청에서 보완서류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2022~2025 회계연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추가서류 요청을 받은 신청은 그렇지 않은 신청보다 평균 64일 더 긴 처리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새로운 규정이 시행되면 비자 연장 심사가 지연되고, 기업의 인력 운용과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 고용계획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 전문가들은 취업비자 연장을 앞둔 근로자와 고용주들이 과거 승인 기록만을 믿기보다 직무 내용과 학력, 경력, 고용 조건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고, 심사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 연장 신청 일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오는 13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접수한다. 의견은 연방 규정 의견수렴 웹사이트인 regulations.gov에서 사건번호 USCIS-2026-0529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