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면 렌트비 인상분 적립
프로그램 수료하면 적립금 수령
‘주택 소유자·세입자’간 자산 격차↑
무리한 구입보다 재정 안정부터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이루기 힘든 목표가 되고 있다. 특히 30대의 경우 모기지 금리와 집값 상승뿐 아니라 매달 주거비로 지출하는 돈이 많아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여력이 없는 세입자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가구주가 30대인 가구 가운데 주택 소유자의 순자산 중간값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가구의 순자산 중간값은 32% 감소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30대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 현실을 분석했다.
■ 젊은 ‘주택 소유자·세입자’간 자산 격차↑
주택 소유자의 경우 꾸준한 집값 상승과 모기지 페이먼트 상환을 통한 자산 축적을 이뤄가고 있는데, 이는 주택 소유자의 순자산이 세입자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원인이다. 밀레니얼 세대 세입자와 주택 소유자 간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하버드대 주택연구공동센터의 휘트니 에어굿-오브리키 선인 연구원은 이들의 격차가 2020년대 초반 세입자들의 재정적 버팀목 역할을 했던 여유 자금이 사라진 데서도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팬데믹 시기 지급된 각종 재정 지원금은 2022년 무렵 세입자들의 저축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상당 부분이 이미 소진된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세입자 가구, 특히 저소득층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저축은 물론 은퇴 자금 마련에 쓸 돈이 크게 줄어들었다.
■ ‘부모 집 거주·룸메이트 유치’로 자금 마련
공공정책 싱크탱크 ‘도시연구소’(Urban Institute)의 최정현 주택금융정책센터 수석 연구원은 30대에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재정적인 여유를 갖춘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일부 젊은 바이어들은 부모와 함께 살면서 주택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내 집 마련 자금을 불렸고, 다른 바이어 중에는 자신의 주거 공간을 룸메이트 등과 공유해 지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에는 부모나 다른 성인 가족과 자금을 합쳐 갈수록 커지는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거나 아예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젊은 바이어도 늘고 있다. 현재 모기지 금리가 7.32%에 달하는 등 금리 상승으로 내 집 마련 비용이 커지면서 이러한 재정적 여건의 차이가 앞으로 밀레니엄 세대 간 자산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 연방정부 ‘가족자립지원 프로그램’
세입자들이 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이유는 주거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주택연구공동센터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세입자 가구의 49%가 소득의 30%를 초과하는 금액을 렌트비와 공과금으로 지출한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1,200만 가구 이상은 소득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주거비로만 쓰고 있다.
주거비 부담에 허덕이는 세입자 가구를 위해 연방정부의 ‘가족자립지원 프로그램’(Family Self-Sufficiency Program)은 ‘주택도시개발국’(HUD)의 주거 지원을 받는 적격 가구가 소득을 늘리고 저축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프로그램은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나 렌트비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이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주거 지원 수혜 프로그램은 소득이 늘면 렌트비가 자동으로 인상되도록 운영된다. 그러나 가족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소득 증가로 인해 추가로 내야 하는 렌트비만큼을 정부가 이자가 발생하는 별도 에스크로 계좌에 자동으로 적립해 줍니다. 프로그램 수료 요건을 충족하면 에스크로 계좌에 적립된 자금을 별다른 제한없이 목돈으로 인출해 주택 구입 자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 가족자립지원 프로그램: https://www.hud.gov/hud-partners/family-self-sufficiency
■ 렌트비 인상분 정부가 ‘강제 저축’ 지원
HUD 웹사이트에는 연간 소득이 6,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늘어난 프로그램 참여자의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이 세입자의 경우 소득 증가로 월 렌트비 부담액이 150달러에서 375달러로 증가한다.
이 때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렌트비 225달러가 에스크로 계좌에 적립되는데, 1년이 지나면 잔액이 약 2,700달러로 불어날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가 적절한 취업을 유지하고 복지 수당 혜택에서 독립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적립된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자격을 갖춘 가구는 거주 지역의 공공주택기관에 가족자립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문의할 수 있다. 세입자는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세금 지원 혜택도 활용할 수 있다. 가주의 경우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개인 납세자에게 60달러, 부부 공동 신고 납세자에게 120달러의 ‘비환급형 세입자 세액공제’(Nonrefundable Renter’s Tax Credit)를 제공한다.
내 집 마련을 통해 자산 축적을 꿈꾸는 가구라면 다운페이먼트 지원 프로그램도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렌트비를 감당하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주택 구입에 따른 각종 추가 비용과 모기지 대출 상환 의무 등의 상당한 빚을 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도 필요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운 세입자의 경우 부동산 자산을 늘리는 것보다 재정적 안정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이라며 “하지만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금을 마련한다면 결국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한다.
<준 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