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0보 미만 걸으면
신경계 질환 진단율 80%↑

지난달 25일 야후 헬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신경학회(ANA)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한 연례 학술대회에서 걸음 수와 신경계 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교 연구진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올 오브 어스(All of Us)’ 프로그램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2만251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이 착용한 핏빗(Fitbit)에 기록된 1년간의 걸음 수를 확인하고 이후 약 5년간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하루 평균 걸음 수에 따라 △저활동군(약 4800보) △중간활동군(약 8300보) △고활동군(약 1만2600보)으로 나눴다.
추적 기간 치매와 파킨슨병,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을 새롭게 진단받은 사람은 343명이었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돼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신경계 질환 신규 진단 건수는 저활동군 3.8건, 중간활동군 2.7건, 고활동군 2.1건이었다. 하루 5000보 미만을 걷는 집단의 진단율이 1만2000보 이상 걷는 집단보다 약 80.9% 높았다.
▲꼭 1만2000보 걸어야 할까…연구진이 제시한 현실적 목표
눈여겨볼 점은 하루 8000보 정도만 걸어도 신경계 질환 진단율에서 차이가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중간활동군의 진단율은 저활동군보다 약 29% 낮았다. 연구진은 누구나 하루 1만2000보를 채울 필요는 없으며, 실천 가능한 목표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신경과 전문의 마크 스워들로프 박사는 “하루 평균 8000보를 걷는 사람도 활동량이 가장 적은 집단보다 신경계 질환 진단율이 의미 있게 낮았다”며 “8000보는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미국의 주당 150분 중강도 신체활동 권고도 언급했다. 다만 걸음 수와 운동 강도는 서로 다른 지표로, 하루 8000보가 중강도 운동 150분을 충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걸음 수 적을수록 우울증·당뇨병도 많아…뇌 건강과 연관
당뇨병 유병률은 저활동군 5.6%, 중간활동군 2.5%, 고활동군 2.0%였다. 고혈압은 각각 13.4%, 9.5%, 9.2%로 나타났다.
우울증 유병률도 저활동군 8.6%에서 중간활동군 5.1%, 고활동군 3.1%로 낮아졌다. 활동량이 많은 집단일수록 평균 체질량지수(BMI) 역시 낮았다.
특히 우울증은 향후 신경계 질환 진단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다만 연구진은 우울증이 치매나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미트 포팟바이 카차디아 박사는 “낮은 신체활동 수준과 비만,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웨어러블 기기의 활동 기록이 건강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적게 걷는 것이 신경계 질환을 직접 유발하거나 하루 8000보를 걸으면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예비 결과인 만큼 추가 검증도 필요하다.
연구진은 걸음 수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꾸준히 움직이고 혈압과 혈당, 체중, 정신건강을 함께 관리할 것을 권고했다. <김여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