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혜진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콧물 나고 기침하던 아기가 평소보다 숨을 가쁘게 쉬면 가슴을 보세요. 숨을 들이쉴 때마다 갈비뼈 사이가 움푹 들어간다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유행하는 시기다. 어른은 대개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지만, 아기는 기도가 가늘어 기관지 안쪽이 조금만 붓거나 가래가 차도 숨을 쉬기 힘들어진다. 지난달 27일 세종충남대병원에서 만난 소혜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특히 생후 3개월 이하 아기는 처음엔 가벼운 감기처럼 보이다가도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해 입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아가 RSV 감염증에 걸리면 왜 위험합니까.
“RSV는 대부분의 아기가 두 돌 전에 한 번은 감염될 만큼 흔한 바이러스예요. 큰 아이는 며칠 콧물이 나거나 기침을 하다 나아 감염된 걸 모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반면 영아는 감염이 기관지나 폐까지 번지기 쉬워요. 폐 속 작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모세기관지염이 대표적입니다.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심장·폐 질환이 있는 아기가 특히 위험하지만, 건강한 아기도 입원할 만큼 심하게 앓을 수 있습니다. 미국 보험 청구 자료를 보면 생애 첫 유행철에 RSV 감염으로 진료받은 영아의 75~80%가 기저질환 없는 아이였어요.”
-감기와 어떻게 구별합니까.
“처음엔 콧물 나고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납니다. 이때 증상만으로 RSV를 다른 감기 바이러스와 구별하기는 어려워요. 아기가 가만히 있을 때 어떻게 숨을 쉬는지, 평소처럼 젖이나 분유를 먹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가슴이 평소보다 빠르게 오르내리거나 숨을 들이쉴 때 갈비뼈 사이가 움푹 들어가면 호흡이 힘들다는 신호예요. 먹는 양이 눈에 띄게 줄거나 유난히 축 처진다면 열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1세 미만, 특히 생후 3개월 이하의 영아는 같은 상황에서도 훨씬 더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어릴수록 RSV 감염 여부와 경과를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해요.”
-RSV 예방 항체주사는 백신과 다릅니까.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이 항원에 반응해 스스로 항체를 만듭니다. 이를 능동면역이라고 해요. 영아에게 쓰는 RSV 예방 항체주사는 이와 달리 바이러스를 막을 항체를 직접 넣어주는 수동면역 방식입니다. 아기가 스스로 항체를 만들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 투여 직후부터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주사를 맞아도 RSV에 감염될 수 있지만,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심하게 앓을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장기지속형 항체주사 니르세비맙(제품명 베이포투스)은 한 번 투여하면 적어도 5개월간 효과가 이어집니다.”
-항체주사를 언제 맞혀야 합니까.
“투여한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기 때문에 아기가 유행철에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접종 시기를 정합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4~9월에 태어나 그해 가을 첫 유행철을 맞는 아기에게는 유행 직전이나 초기에 니르세비맙을 투여하도록 권고해요. 봄에 태어났는데 아직 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유행 중에 맞아도 됩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태어난 아기는 출생 직후부터 투여할 수 있어요. 영·유아 정기 예방접종을 받는 날 함께 맞아도 괜찮습니다.”
-RSV에 걸렸다 나은 아기도 항체주사를 맞는 게 좋습니까.
“RSV는 여러 유형이 있고 한 번 앓고 나서도 다시 감염될 수 있어요. RSV 감염증에 걸렸다 회복했더라도 출생 시기에 따라 투여 권고 대상에 해당하면 예방을 위해 맞는 편이 좋습니다. 첫 RSV 유행철을 맞는 경우, 태어난 지 1년이 지나 두 번째 유행철을 맞는 경우에는 기저질환 때문에 중증 위험이 있는 아기에게 권장하는 편이에요. 다만 니르세비맙은 아직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은 비급여 주사입니다. 치료비뿐 아니라 입원한 아기를 돌봐야 하는 가족의 부담까지 생각하면 국가예방접종에 포함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변태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