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전문인
미국의 단독주택에 살다 보면 넓은 뒷마당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꽃밭을 만들거나 바비큐 시설을 설치하기도 하고, 어린 자녀나 손주들을 위해 놀이기구를 들여놓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기구가 트램펄린(Trampoline)이다. 탄력 있는 바닥 위에서 높이 뛰어오르며 노는 트램펄린은 아이들에게 상당한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집주인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바로 주택보험(Homeowners Insurance)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린 자녀들을 위해 뒷마당에 트램펄린을 설치했다고 하자. 처음에는 자기 집 아이들만 이용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집 아이들도 놀러 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날 주택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주택을 조사한 결과 뒷마당에 트램펄린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보험 유지 여부를 검토해야겠습니다."
집주인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우리 집 마당에 놀이기구 하나 설치한 것이 무슨 문제입니까?" 하지만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트램펄린은 주택보험회사가 주의 깊게 살펴보는 위험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트램펄린은 단순한 놀이기구처럼 보이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사람과 충돌하면서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머리나 목을 다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특히 여러 아이가 동시에 뛰거나 보호자 없이 이용하는 경우에는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면 뒷마당에 트램펄린이 있으면 주택보험이 무조건 취소될까? 그렇지는 않다. 보험회사마다 트램펄린에 대한 인수기준(Underwriting Guidelines)이 다르다. 어떤 보험회사는 트램펄린이 설치된 주택의 보험가입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른 보험회사는 일정한 안전조건을 충족하면 보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 어떤 보험회사는 트램펄린과 관련된 사고를 보상하지 않는 별도의 면책조항(Exclusion)을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트램펄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보험회사가 동일하게 처리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트램펄린을 설치하기 전에 보험회사에 알리고 허용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다. 이미 주택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트램펄린을 새로 설치했다면 보험회사에 문의하여 보험계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보험회사가 주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트램펄린을 발견하면 안전시설 보완을 요구하거나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도 있다. 보험약관과 주법에서 허용하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중 취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보험이 즉시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취소(Cancellation)와 만기 시 갱신 거절(Nonrenewal)은 서로 다르며, 각각 적용되는 절차와 규정도 다르다. 그렇다면 어떤 안전조치가 필요할까?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트램펄린 주변에 설치하는 안전망(Safety Enclosure)이다. 안전망은 아이들이 뛰다가 트램펄린 밖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안전망이 있다고 해서 모든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트램펄린을 바닥에 단단하게 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한 바람이 불면 트램펄린이 움직이거나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가 권장하는 고정장치를 사용하고, 다리와 프레임이 안전하게 설치되어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마당의 울타리(Fence)도 중요하다. 울타리가 없으면 이웃집 아이들이 집주인의 허락 없이 뒷마당에 들어와 트램펄린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위험을 충분히 판단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외부에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안전망, 고정장치, 울타리를 모두 설치했다고 해서 보험회사가 반드시 트램펄린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보험회사는 이러한 시설을 요구하지만, 어떤 보험회사는 안전시설과 관계없이 트램펄린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것과 보험회사의 인수 승인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면 트램펄린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주택보험은 어떻게 작동할까? 주택보험에는 일반적으로 개인배상책임(Personal Liability)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웃집 아이가 트램펄린에서 놀다가 크게 다쳤다고 하자. 사고 원인과 상황에 따라 집주인에게 법적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집주인의 과실이나 법적 책임이 인정되고 보험약관에서 해당 사고를 보장한다면 주택보험의 Liability 혜택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웃집 아이가 다쳤다고 해서 보험회사가 무조건 모든 치료비를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집주인의 법적 책임 여부, 사고 경위, 보험계약의 보장조건과 면책조항 등을 검토해야 한다. 일부 주택보험에는 방문객의 비교적 경미한 부상에 대해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한도 내에서 의료비를 지급하는 Medical Payments to Others 혜택도 있다. 하지만 이 혜택 역시 보장한도와 적용조건이 정해져 있다. 또한 집주인 본인이나 같은 가구에 거주하는 가족이 다친 경우에는 일반적인 주택보험의 Personal Liability나 Medical Payments to Others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 경우에는 건강보험 등 다른 보장수단을 살펴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사고가 심각할 때 발생한다. 트램펄린에서 아이가 크게 다쳐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치료비뿐 아니라 향후 의료비, 손해배상금, 소송비용 등으로 상당한 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 주택보험의 Liability 한도가 10만 달러 또는 30만 달러라고 하더라도 큰 사고에서는 그 금액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보험에서 보장하는 사고라 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이 보장한도를 초과하면 집주인이 개인적으로 추가 부담을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별도의 Umbrella Insurance를 고려하는 사람도 있다. Umbrella Insurance는 일반적으로 주택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의 배상책임 한도를 넘어서는 손해를 추가로 보장하는 보험이다. 하지만 Umbrella Insurance에 가입했다고 해서 트램펄린 사고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트램펄린과 관련된 위험을 보험회사가 허용하는지, 별도의 면책조항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예방이다. 트램펄린은 제조업체의 연령 및 이용인원 지침을 지키고, 어린아이가 이용할 때는 보호자가 감독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뛰거나 공중제비 같은 위험한 동작을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이들이 마음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안전망과 스프링, 프레임의 손상 여부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결국 트램펄린 문제는 단순히 보험회사가 허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트램펄린을 설치해도 보험이 유지되는가? 사고가 발생하면 배상책임이 보장되는가? 충분한 보장한도가 있는가? 이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집주인에게는 작은 놀이기구 하나일지 몰라도 보험회사에는 큰 배상책임 위험으로 보일 수 있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설치한 트램펄린이 가족에게 예상하지 못한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도록, 설치 전에 보험조건부터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최선호 보험 제공 770-23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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