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고용 불안·대학 등록금 부담 등에
전기·자동차 정비·건설 등 실무 기술 인기
직업교육 중심 2년제 등록생 3년 연속 증가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을 빠르게 바꾸면서 청년들의 진로 선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대학 대신 직업학교나 2년제 대학에서 실무 기술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AI가 사무직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와 치솟는 대학 등록금,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전기·자동차 정비·건설·용접·냉난방(HVAC) 등 숙련 기술직이 새로운 진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가 최근 보도한 현장 취재에 따르면, 피츠버그 지역의 직업교육기관들은 등록생 증가와 높은 과정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도 직업교육 중심의 공립 2년제 대학과 단기 자격증 과정의 등록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학생정보연구센터(NSCRC)의 2026년 봄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직업교육 비중이 높은 공립 2년제 대학의 등록생은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2024년 봄과 2025년 봄에도 각각 약 18%, 12%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성장세가 계속됐다.
특히 자동차 정비 및 수리, 보안·보호 서비스, 엔지니어링 기술, 건설 관련 기술 분야에서 관심이 커졌다. 반면 컴퓨터·정보과학을 비롯해 커뮤니케이션, 외국어·문학 등 일부 전통적인 전공에서는 등록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전국 단위의 2026년 봄 통계에서도 컴퓨터·정보과학 전공 등록생은 4년제 대학에서 전년보다 8.4%, 2년제 대학에서 11.2% 감소했다. 반면 학부 자격증 과정 등록은 10.2% 증가했다. 이는 학생들이 단순히 대학 진학을 포기한다기보다, 학업 기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취업에 직접 연결되는 교육을 찾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AI 확산에 따른 사무직 고용 불안이다. 과거에는 컴퓨터과학이나 공학을 공부하면 기술기업이나 전문직 분야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AI 기술이 코딩과 자료 분석, 문서 작성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면서 관련 직종의 장기적인 고용 전망을 걱정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피츠버그 지역 로즈데일 기술대학은 지난 학년도 등록생이 838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등록생이 전년보다 각각 약 30%, 15% 증가했다. 특히 전기, 자동차 정비, 냉난방 분야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과거라면 컴퓨터과학이나 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4년제 대학을 선택했을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이제는 기술학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층도 달라지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뿐 아니라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중산층 학생들까지 직업교육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직업교육 기관인 A.W. 비티 커리어센터에서도 대부분의 과정이 정원에 가깝게 운영되거나 대기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학교의 등록생은 2018년 이후 약 50% 증가해 현재 약 1,030명에 달한다.
인기 과정은 보건·간호, 목공·건축, 미용, 자동차 기술 등이다. 지역 고등학생들이 자격증과 대학 학점을 함께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을 준비하거나 향후 대학 진학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학생들에게 선택지가 되고 있다.
AI에 대한 우려만으로 이러한 변화가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학자금 대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원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학생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숙련 기술직 임금이 2022년 이후 약 30% 상승했다는 점도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