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대학 징계기록 분석
가해자 처벌 없이 졸업
교내 성폭행 최근 16건
퇴학 조치는 2명 불과
최근 잇따른 성폭력·성희롱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에서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한인 여학생과 관련해 가해 학생의 책임이 인정됐음에도 서면 경고 등 가벼운 징계만 받고 졸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의 징계 기록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성폭력 책임이 인정된 학생 16명 가운데 퇴학 처분을 받은 학생은 2명에 불과해 대학의 미흡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CNN이 코넬대의 징계 기록을 분석한 결과, 대학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성폭력 및 성폭행 미수 관련 공식 신고 51건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학생 16명의 책임이 인정됐지만 퇴학 처분은 2명에 그쳤다. 6명은 정학 처분을 받았고, 7명은 서면 경고와 징계 유예, 별도 교육 프로그램 참여, 성찰 보고서 작성, 피해자와의 접촉 금지 명령 등 다른 징계를 받았다. 나머지 1명은 징계 결정에 대한 항소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넬대의 성폭력 대응을 둘러싼 논란은 2024년 발생한 이른바 ‘코넬 7’ 사건을 계기로 더욱 커졌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학생은 2024년 10월 코넬대 남학생 사교단체 카이 파이 건물에서 남학생 7명에게 약물을 투여당한 뒤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9월 대학과 관련 학생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별도로 코넬대 음악학과 아리아나 김 부교수도 과거 동료 교수들의 성희롱을 신고한 뒤 학교 측의 부실한 대응과 종신교수 심사상 불이익을 겪었다고 주장해(본보 19일자 A1면 보도), 대학의 성폭력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코넬대에서 성폭력 피해를 신고했던 한인 케이시 이씨도 대학의 대응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씨는 지난 9일 온라인 매체 더 컷에 기고문을 게재하고, 2022년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뒤 대학의 조사 절차를 거쳤던 경험을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대학의 타이틀 IX 조사에서 2023년 3월 상대 학생의 책임이 인정됐다. 타이틀 IX는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교육기관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연방법 조항으로, 대학 내 성폭력 신고에 대한 조사와 대응에도 적용된다.
이씨의 기고문에 따르면 대학 조사위원회는 상대 학생의 행동이 이씨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하면서도 악의적인 의도로 행동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학생은 서면 경고를 받고 성찰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받았으며, 졸업할 때까지 징계 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는 약 두 달 뒤 졸업했다.
이씨는 정학이나 퇴학 처분을 기대했지만, 서면 경고와 성찰 보고서 작성에 그친 징계를 사실상 추가 숙제를 받은 것처럼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기고문에서 코넬대가 피해자의 고통보다 가해 학생의 미래와 잠재력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피해자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또 기고문에서 코넬대 학생이 약 2만6,000명인 데 비해 타이틀 IX 사무실의 상근 조사관은 3명, 피해자 지원 담당자는 1명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사 인력과 지원 자원이 부족해 피해 학생들에게 충분한 도움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당 수치는 이씨가 기고문에서 제시한 내용이다.
코넬대 측은 성폭력 관련 신고를 엄중하게 다루고 있으며, 각 사건의 사실관계와 상황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방 가족교육권리 및 개인정보 보호법(FERPA)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개별 학생의 조사 결과와 징계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황의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