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회계감사원 권고
“사생활·현장혼선 우려”
국토안보부 거부 논란
증거 확보에‘사각지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이민단속 과정에서 총기나 전기충격기를 꺼내더라도 바디캠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조치가 도입되지 않을 전망이다. 연방 국토안보부(DHS)가 자동녹화 장치 도입을 권고한 연방 회계감사원(GAO)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민단속 현장의 투명성과 요원들의 무력 사용에 대한 감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GAO는 이날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ICE 요원이 총기를 꺼내는 등 무력 사용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바디캠이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적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자동녹화 장치가 오히려 현장 업무에 혼선을 초래하고 사생활 침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토안보부의 제프리 보비치 재정관리·시스템 담당 책임자는 GAO에 제출한 답변에서 요원들이 일상적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도 카메라가 의도치 않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정보 제공자나 범죄 피해자와의 민감한 대화가 녹화되거나,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권리를 행사하는 일반 시민들의 모습이 부적절하게 촬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GAO는 카메라 작동을 요원 개인의 판단에만 맡길 경우 반드시 녹화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영상이 남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총격이나 물리력 행사 과정에서 영상 기록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어려워지고, 이민단속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요원이 총기를 꺼내거나 순찰차의 비상등을 작동할 때 카메라가 자동으로 켜지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ICE에는 이러한 자동 작동 장치가 도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감사에서는 바디캠 보급과 운영 체계 전반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GAO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ICE가 현장에 배치한 바디캠은 약 4,800대였으며, CBP는 약 1만1,500대를 보급했다. 그러나 두 기관 모두 장비 보급 계획과 운영 지침을 충분히 정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ICE는 2024년 이후 관련 운영 정책을 제대로 갱신하지 않았으며, CBP 역시 2022년 이후 카메라 보급 계획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AO가 조사한 10개 현장 가운데 6곳에서는 직원들이 어떤 상황에서 바디캠을 작동시켜야 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규정 위반에 대한 감독도 미흡했다. 감사 결과 2025년 9월까지 바디캠 사용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ICE 요원에게 내려진 서면 견책은 단 한 건도 없었으며, CBP에서도 1건에 그쳤다.
ICE는 앞서 올해 여름 잇따른 이민단속 요원 총격 사건으로 비판이 커지자 모든 현장 요원에게 바디캠을 보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당초 약속했던 보급 일정이 지켜지지 않았고, 실제 장비 지급도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